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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천 따라 넘실대는 노란 유채꽃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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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산천 따라 넘실대는 노란 유채꽃 물결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3/04/23 10:59 수정 2013.04.23 10:59




양산천 물길 따라 노란 유채꽃이 활짝 펴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19일 개장한 유채꽃 향연이 오는 28일까지 열흘간 양산천을 수놓는다.

유채꽃 단지는 양산천 둔치를 따라 고려제강~북정교, 양산교~신기빗물펌프장, 다방천~수질정화공원 등 3개 구간에 약 5㎞, 6.6㏊ 규모로 조성됐다. 주 행사장은 신기빗물펌프장 뒤편으로, 원두막, 포토존, 전통놀이 체험장을 비롯해 가족이나 연인들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탐방로가 마련됐다.

지난 주말에는 시립합창단 공연과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특히  토요일인 20일에는 오전 6시 20분부터 신기빗물펌프장 뒤편 유채단지를 출발해 양산천을 따라 약 4km 구간을 걷는 ‘건강 걷기대회’가 열려 다소 궂은 날씨에도 1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봄기운을 만끽했다.

[꽃밭에서 만난 사람들]

연두색 줄기에 노란 꽃이 어우러져 봄의 싱그러움을 마음껏 뽐내는 유채꽃. 양산천을 화사하게 물들인 유채꽃을 보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 지난 21일 양산천 일대는 가족, 친구, 연인들로 북적였다. 만개한 유채꽃에 따사로운 날씨까지 더해져 시민들은 유채꽃 길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남기며 걷고 있었다.   

유채꽃밭의 여섯 소녀들

양산천 변 유채꽃 단지에 들어서자마자 화사한 꽃 사이에서 더 화사하게 웃고 있는 여섯 소녀(?)가 눈에 띄었다. 사진 한 컷을 찍는데도 사춘기 소녀처럼 이들의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여이영(43, 남부동) 씨는 “이 근방을 지나다닐 때마다 꽃이 예쁘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꼭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생각한 김에 친구들과 이렇게 좋은 날 꽃을 보러 왔습니다”고 말했다.

뒤이어 임가연(43, 물금읍 범어리) 씨도 “제주도보다 유채꽃이 더 아름다운 거 같아요. 오늘 정말 나오길 잘한 거 같아요”라고 말하니 여기저기서 공감하는 말이 이어졌다. 한참 여섯 소녀들과의 즐거운 수다를 나누다 헤어지고 몇 걸음 옮기니 두 공주님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한 가족을 만났다.

유채꽃 보러 부산에서 왔어요

부산에서 양산까지 먼 것 같지만 꽤 가까운 거리라 양산을 자주 찾는다는 이장욱(37, 부산 북구 화명동) 씨는 “가족끼리 자주 놀러다니는 편인데 봄나들이할 곳을 찾고 있으니 양산에 사는 지인이 유채꽃 향연을 알려주셨습니다. 집과 그리 먼 곳도 아니라서 찾아오게 됐는데 기대 이상이네요. 어제와 달리 날씨도 맑아서 더욱 좋네요”라고 말했다.

이 씨의 두 딸은 이리저리 유채꽃밭을 둘러보며 신기한듯 탄성을 질렀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잡다 유채꽃밭에서 나온 벌을 보고 아이가 잠시 울기도 했지만 아빠 품에 안기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봤다.

가족과 함께하는 유채꽃 구경

어린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관람객이 많았던 이날, 김영환(55, 북정동) 씨는 숙녀가 된 딸 김유리(25) 씨와 부인 한효선(55) 씨와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 김 씨는 “가족끼리 될 수 있으면 많은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다 함께 어디로든 가서 우리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죠. 모처럼 휴일에 날씨도 좋고 해서 나오게 됐네요. 앞으로 더 자주 좋은 구경 하러 다녀야겠습니다”고 말했다.

부부끼리 손잡고 유채꽃 데이트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던 이날 행사장에서 멋있게 차려입은 중년의 부부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제혁수(42, 남부동) 씨 부부는 “중학생인 큰 아이와 초등학생인 작은 아이가 유채꽃밭을 봤는지 알려줬어요. 아이들 얘기를 듣고 오늘은 부부끼리 나오게 됐죠. 시간 날 때마다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갖곤 하는데 오늘은 꽃도, 날도 모두 좋네요”라며 웃어 보였다.

꽃에 파묻힌 할머니, 엄마 그리고 딸

유채꽃밭 사이에 마련된 산책로 한편에 삼대가 함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휴 내 팔이 짧아서 세 명이 다 안 나온다”라고 예서미(37, 동면 석산리) 씨가 말하자 예 씨의 어머니 박다원(59) 씨와 딸 하솜이(7)가 한바탕 웃는다.

세 여자에게 다가가는 기자에게 먼저 “저희 사진 좀 찍어주세요”라고 말을 건네는 예 씨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말을 건네니 저희도 신문에 나가는 거냐며 웃어 보였다. 예 씨가 “3년 전에 가족끼리 유채꽃을 보러 양산천에 왔었어요. 그때보다 지금이 더 잘 꾸며지고 아름다워진 것 같네요”라고 말하자 어머니 박 씨는 “그래도 예전엔 종합운동장 너머 저 멀리까지 유채꽃이 피어있었어요. 이번에 와보니 예전보다 거리가 짧아진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마음은 드네요. 그래도 유채꽃은 참 아름답습니다”라고 전했다.

유채꽃밭으로 변신해 나들이 명소가 된 양산천. 달콤한 유채 향기를 즐기러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의 손을 잡고 가벼운 걸음으로 양산천 산책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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