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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민 외면받은 그들만의 양산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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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민 외면받은 그들만의 양산예술제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3/05/14 08:55 수정 2013.05.14 08:55
홍보ㆍ볼거리 부족으로 시민 관심 못 끌어내

봉사 시간만 채운 학생들 빠져나가자 ‘한산’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양산시지회(회장 김보안)가 주최해 물금 워터파크 일대에서 열린 제15회 양산예술제는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진행된 ‘예술인들만의 축제’가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울 것 없는 프로그램과 홍보 부족으로 인한 시민의 무관심이었다. 예술제 첫날 개막식에는 초청 내빈 외에는 봉사활동 시간을 받으려는 학생들로 대부분의 자리가 채워졌다. 주말에는 시민들의 무관심이 더욱 심각했다. 아침 일찍 열린 학생사생대회에 참가한 수백명의 학생들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주말 내내 예술제가 열리는 줄도 모르고 나온 시민들이 공연장을 기웃거리는 정도였다.

토요일에 워터파크서 열린 시민알뜰나눔장터에는 100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참여했지만 바로 옆 공연이 열리고 있던 무대 근처에서는 협회 관계자를 제외한 시민 약 20여명만이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 양산예술제가 협회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홍보 부족과 시민의 무관심으로 외면받아 객석이 텅 비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워터파크를 찾은 한아무개(40, 양주동) 씨는 “양산예술제가 열리는 줄도 몰랐을 뿐더러 공연의 질도 그렇게 높다고 생각되지 않아 잠깐 구경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문인협회의 작품들이 전시된 자리에는 관람객 대신 따가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자리잡은 시민으로 가득했다.

미술협회와 사진협회가 준비한 전시부스는 예술제 기간 내내 텅 비다시피 했다. 또 음악협회, 국악협회, 무용협회 등이 준비한 무대는 일반 관객이 객석에 설치한 100여개의 자리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심지어 인근 학교에서는 ‘예술제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봉사활동 시간을 준다’고 신청을 받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하지만 봉사활동 확인을 받기 위해 명단을 작성하는 곳에만 줄이 길게 늘어져 있을 뿐 공연장과 전시장은 텅 비어 있었다.

봉사활동으로 예술제를 찾은 김아무개(15) 학생은 “일단 이름만 적어놓고 워터파크 내에 있기만 하면 인정이 되니까 굳이 공연을 볼 필요는 없다”며 “아무것도 안하고 봉사시간을 받을 수 있어 놀러왔다고 생각하고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한 협회 관계자는 “공연을 보러 온 사람보다 봉사활동 시간 채우려고 놀러온 학생들이 더 많은데 그런 학생들도 공연을 보진 않는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끌어내지 못하는 이 행사가 과연 예술제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아쉬워했다.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시민들에게 문화ㆍ예술 향유의 기회를 주기 위해 진행하는 양산예술제. 이 자리가 예총 회원가족들의 집안 잔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예술인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행사 전반에 대한 전향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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