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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맘스쿨 “음악으로 마음의 상처 달래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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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맘스쿨 “음악으로 마음의 상처 달래줄게요”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3/08/20 09:29 수정 2013.08.20 09:29




아이들 앞에 다섯 ‘엄마’가 섰다. 이들은 각자 건반, 플룻,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들고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자기들끼리 신나게 떠들던 아이도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박수치며 함께 음악을 즐겼다.

노래가 끝나고, ‘엄마’들은 “이거 한 번 연주해볼까?”라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악기를 아이들에게 건넸다. 악기를 받아 든 아이들은 하고 싶은 데로 악기를 가지고 놀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처음 엄마들이 무대에 섰을 때 어색함은 사라지고 음악 안에서 이들은 함께 소통했다.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이들은 음악 소리로 아이의 마음을 치료하는 ‘양산맘스쿨’이다. 중부동에 있는 ‘꿈꾸는교회’ 부설로 설립된 맘스쿨은 장애아동, 문제행동아동ㆍ청소년을 위한 치료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 내면의 이야기를 음악치료 기법으로 발견하고 치유하는 ‘뮤직 스토리텔링’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장애아동을 위한 언어, 미술치료, 부모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아 음악으로 치유되는 것 보고
다른 아이에게 도움 주고 싶어 시작

‘맘스쿨’을 만드는 데 가장 힘 써온 박영경(42) 씨는 “음악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며 박 씨와 그의 자녀가 음악으로 치유 받은 일을 설명했다.

“제 아들이 장애가 있어요. 자폐증을 앓고 있죠. 다른 자폐 환자처럼 어느 하나 집중하며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뮤직 스토리텔링을 알고 아이에게 음악듣기, 피아노 치기 등을 함께했더니 어느 순간 음악에 흥미를 보이며 배우려고 하는 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죠. 그날 이후로 더디지만 아이에게 음계도 가르치고 건반 치는 법도 알려줬어요. 지금은 혼자서 간단한 동요를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집중력이 향상됐고요”

박 씨는 자신의 아이처럼 음악으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아이들이 분명 더 있을 거라 확신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시도하지 않아서 모르는 것이지 장애아동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잘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다른 가정에도 희망을 전파하고자 지난해 6월, 양산 맘스쿨을 설립하고 장애아동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따로 홍보한 것은 아니지만 박 씨의 이야기를 들은 몇몇 부모들이 그에게 문의를 했고, 현재 소수 인원이지만 반을 만들어 아이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아동만 음악치료 받는 것 아냐
일반인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

박 씨는 음악치료라고 해서 꼭 아픈 사람만을 위해 쓰이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음악치료의 시작이 자폐 아동 치료를 위해 10년 전부터 도입된 것이지만, 점차 확대돼 지금은 일반인을 위한 음악치료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추세를 따라 맘스쿨에서도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적용할 수 있는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맘스쿨도 주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뮤직 스토리텔링을 진행하고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치매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어르신을 비롯해 일반 사람들에게까지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더 많은 이들에게 음악으로 치유와 희망을 전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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