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 이어지며 사람들은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몸을 차갑게 만들어 줄 에어컨, 선풍기, 시원한 음식만 찾는다. 더위를 잊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시원한 곳에 앉아 공포소설이나 추리소설을 읽는 것도 하나의 좋은 피서방법이다.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소설들을 읽다보면 여름의 무더위도 절로 물러간다.
더위에 지쳐 있는 당신을 위해 팔에 닭살이 돋으면서 정신이 번쩍 돌아올 것만 같은 공포ㆍ추리소설 4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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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원작소설. 저수지 근처에서 파란 비닐에 싸인 남자의 변사체가 발견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형사 히메카와 레이코는 이것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사건임을 감지하고 직감과 행동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수사 과정에서 수수께끼의 단어 ‘스트로베리 나이트’가 드러나고 끈질기게 파헤친 끝에 밝혀낸 사건의 진실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이 작품의 제목인 ‘스트로베리 나이트’라는 단어는 무척 달콤한 느낌을 준다. 딸기의 붉은 색감과 앙증맞은 모양, 새콤달콤한 맛이 연상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딸기의 이미지는 그렇게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중반부터 드러나는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진상은 독자들이 품고 있던 이미지를 산산조각 내며 충격으로 다가온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커다란 사건 와중에 드러나는 등장인물 간의 관계 또한 흥미를 끄는 요소 중 하나이다. 작가인 혼다 테쓰야는 ‘2009년 경찰이 뽑은 최고의 경찰소설 작가’에 선정된 경력이 있다. 그 명성답게 경찰 기구에 대한 묘사를 세밀하게 그려냈고, 그들의 세계를 작품 속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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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읽을 책이 필요하다면 ‘솔로몬의 위증’이 적격이다. 총 3권으로 이뤄진 이 시리즈는 국내에서 ‘미미 작가’라는 애칭을 얻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최신작이다.
크리스마스 아침, 등교 거부를 하던 한 소년이 옥상에서 떨어진 시신으로 발견된다. 사건이 일어난 후 교사와 학생, 학부모, 형사, 기자 등 모든 관계자가 모인 교내 법정에서 엇갈린 증언으로 사건이 새롭게 재구성된다.
‘솔로몬의 위증’은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 안을 유유히 떠다닌 학생들의 고독, 반항, 자책, 질투의 감정을 하나하나 밝혀낸다. 이윽고 사건의 열쇠를 쥔 마지막 증인의 등장에 법정은 크게 술렁이지만 결정적인 인물의 등장에도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진다.
서로 다른 증언 속에서 배심원들의 천칭은 과연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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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중심에서 주인공 로버트 랭던은 역사상 가장 매혹적이고 미스터리한 문학 대작인 단테의 ‘신곡’이라는 끔찍한 세계로 끌려 들어간다. 아름답고도 두려운 무대인 피렌체에서 그는 잔인한 비밀 집단과 마주하며 고전 예술과 비밀의 통로, 미래 과학과 연결되는 수수께끼들을 붙잡고 싸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신작인 ‘인페르노’는 인구 폭증 현상을 정면으로 환기시켰다. 댄 브라운은 ‘인페르노’를 통해 신의 영역을 벗어나 인간의 영역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 인류의 진화된 미래를 꿈꾸는 한 인간의 의지가 향하고 있는 세계는 천국과 지옥 중 어느 쪽일까. ‘단테의 작품이 현대 사회에 미친 매혹적인 영향력’을 풍부한 상징과 암호로 의미심장하게 그려낸 작품에서 댄 브라운은 단테의 ‘인페르노’를 현대적인 스릴러 안에 완벽하게 녹여냈다.
정말 지구는 머지않아 인구 증가로 몸살을 앓다 파멸을 향해 치닫게 될까. 인구학의 고전으로 회자되는 맬서스의 ‘인구론’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가. 소설 속 악당 조브리스트가 주장했듯 흑사병이라도 돌아 ‘솎아내기’를 해야 인류는 멸망을 피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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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의 비극’은 은퇴한 셰익스피어 극의 명배우 드루리 레인이 탐정으로 활약하는 비극이다. 뉴욕 로어만,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발견된 요크 해터의 시체. 그는 미치광이 집안이라고 불리는 해터가의 주인으로, 아내와 가족의 광기에 눌려 소심하게 숨어 지내는 처지였다. 그 이후 해터 일가를 노리는 독살 미수 사건이 발생하고 급기야 안주인 에밀리 해터가 시체로 발견된다. 명배우 출신 탐정 드루리 레인은 지방 검사의 요청으로 다시 사건에 참여하게 되지만,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의 고뇌는 점점 깊어진다.
‘Y의 비극’은 세계 3대 추리소설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지만 최근 20세기 미스터리 거장으로 꼽히는 엘러리 퀸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선집 ‘엘러리 퀸 컬렉션’이 발표되며 다시 많은 이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