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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최고의 수행은 나눔과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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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수행은 나눔과 봉사”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3/08/27 09:23 수정 2013.08.27 09:23
지역 어르신과 어려운 아이 돕는 구불사 각인 스님




“큰일을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하며 그들을 위해 일하는 건 같은 지역민으로서 당연한 일이니까요”

상북면 내석리에 있는 작은 사찰, 구불사는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오가는 절이다. 이곳에서 15년째 머물고 있는 주지 각인 스님의 ‘나눔’ 행보가 화제다.

각인 스님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어르신의 행복한 노후생활과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해인사 등 유명 사찰에서 수행하던 각인 스님은 좋은 절에서 수행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민과 함께 어울려가며 수행하고 싶었다. 지역민과 가깝게 지내며 그동안 깨닫지 못한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연을 맺게 된 구불사는 부임 때만 해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마을에서 절까지 들어오는 길도 없었고 절의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각인 스님은 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잃었던 생기를 불어넣었고 길도 손수 만들며 주민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절로 꾸미기 시작했다. 스님의 노력에 구불사는 주민에게 새로운 휴식터가 됐다.

“상북에 어르신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러다보니 그분들을 위한 일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늘 마음만 먹고 실천을 못했는데 이번을 시작으로 꾸준히 어르신을 위한 공연을 진행하려 합니다. 어르신도 즐기고 놀 수 있는 장이 있어야죠”

어르신 위한 경로잔치 진행부터
인연 닿은 아이들 아빠노릇까지

각인 스님은 지난 24일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를 준비했다. 가수 섭외부터 어르신을 위한 음식까지 스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부모님과 같은 어르신들이 발걸음 하는 행사인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더 편하게, 더 즐겁게 놀다 가실 수 있도록 하나하나 다 신경써야죠”

오히려 어르신을 위한 잔치를 너무 늦게 연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하는 각인 스님은 늦게 시작한 만큼 알차게 꾸며 꾸준히 이런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스님의 ‘나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곳에 오자마자 인연을 맺은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각인 스님은 갓난아기 때부터 자신에게로 온 운명 같은 아이들을 호적에 올렸다. 스님의 존재가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될 까봐 승복을 벗고 아이들과 함께 다니기도 하고, 혹시나 아이들이 기죽지 않을까 다른 부모들이 해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주려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평범하게 자라야죠. 이곳에서 지낸다고 종교를 강요하진 않아요. 저와 인연이 닿은 만큼 아이들은 누가 뭐래도 제 자식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뭐든 해줄 생각입니다”

어르신 편하게 올 수 있는
노인복지시설 여는 게 꿈

각인 스님은 통도사의 ‘자비원’처럼 어르신 누구나가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복지시설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시설과 분위기도 멋진 카페 이상으로 만들어 왕처럼 대접받고 더 큰 뜻을 얻어서 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 각인 스님은 지금까지 사회를 이끌어온 어르신들이 돈이 없어서 많은 연세에도 이리저리 다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돈과 상관없이 누구나 와서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복지시설을 만드는 계획은 이미 머릿속에 다 있어 실천만 하면 되는데 실천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네요. 하지만 조만간 꼭 실천으로 옮겨 내석마을의 어르신, 상북면의 어르신을 위한 휴식 공간을 탄생시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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