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아무개(59, 중부동) 씨는 40년간 동고동락해 온 담배를 딱 끊었다. 못 말리는 애연가로 소문났기에 아직도 몇몇 친구들은 믿지 않는 눈치다. 박 씨는 “금연 초기 금단현상 때문에 힘들어하자 보다 못한 아내가 ‘차라리 피워라’며 얼굴에 담배를 들이밀기도 했다”며 “6개월 동안은 정말 힘들었는데 2년 정도 지나니 이제는 직장동료 담배 냄새도 맡기 싫을 정도”라고 말했다.
흡연자들의 구세주 금연클리닉
찾아가는 이동클리닉도 ‘인기’
박 씨처럼 담배 끊기에 성공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양산시보건소 금연클리닉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2005년 문을 연 금연클리닉은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전문가의 지속적인 간섭(?)과 관리가 ‘독한 사람’만이 해낸다는 금연을 성공시켜주기 때문이다. 2005년 645명이 참여했던 것이 지난해는 3천328명으로, 자그마치 5배나 증가했다.
금연클리닉은 금연상담사들의 관리 속에 6개월 동안 진행된다. 가장 큰 매력은 맞춤식 금연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상담사와 1대1 상담 후 니코틴 의존도가 얼마인지, 몸에 쌓인 일산화탄소가 얼마인지 알아본다.
그리곤 흡연자의 상황에 맞춘 금연 프로그램에 돌입한다. 처음 6주는 클리닉 참가자가 직접 보건소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이후에는 전화와 문자 등으로 상담을 해 금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직접 금연클리닉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방법이 있다. ‘이동식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10명 이상의 흡연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 금연상담을 해 준다.
담배연기 없는 학교 만들기
주민 참여형 금연아파트 지정
이제는 유치원생도 금연교육 시대. 양산시보건소는 유아부터 초ㆍ중ㆍ고ㆍ대학생 등 양산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흡연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양산지역 청소년 흡연율은 2007년 11.7%에서 매년 0.1% 가량 감소해 지난해 11.2%로 경남 평균(16.3%) 보다 5.1% 낮은 수치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흡연시작이 어릴수록 성인 흡연자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금연상담가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다양한 영상과 사진자료를 통해 흡연의 실체와 관리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흡연이 자신의 건강과 꿈을 빼앗아 갈 뿐 아니라 내 가족과 나아가 지역사회의 건강한 가치관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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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흡연 피해를 막기 위해 ‘금연아파트’도 만들었다. 지난해 9월 남부동 경남아너스빌아파트, 교동 창조아파트, 물금읍 우남퍼스트빌아파트 등 3곳을 금연아파트로 지정했다. 이들 아파트는 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어린이놀이터 등을 금연구역으로 약속했다. 게시판과 금연안내방송, 자체 캠페인 등을 통해 금연약속을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주민 스스로 자율운영단을 구성해 흡연계도와 홍보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식당, PC방 등 금연구역 확대
서포터즈부터 금연거리까지
“여기서 담배 피우시면 안됩니다”
이제 식당이나 호프집을 찾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국민건강증진법>으로 인해 150㎡ 이상 규모의 식당, 호프집 등 공중이용시설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담배연기 안 나게 조심해서 피우면 되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상. 흡연을 한 사람은 10만원의 벌금을, 업소는 170만원~500만원까지 벌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양산시의 금연정책도 강도 높다. 공공기관을 포함해 버스정류장, 문화재보호구역, 각종 업소 등 4천566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에서 흡연이 적발되면 즉시 벌금 10만원을 내야 한다.
양산시보건소 천옥분 금연 담당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금연정책 외에도 금연서포터즈가 9월부터 활동해 시민을 위한 금연 도우미로 나설 것”이라며 “건강도시구현을 위한 금연 거리와 학교절대정화구역도 지정하며 양산시에 금연 분위기를 확산해 시민 모두가 건강한 양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