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극복하고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역도경기에서 한국 신기록을 갱신하며 3관왕을 휩쓴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김영동 선수(43, 청각장애 2급).
김 선수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대구에서 열린 ‘제3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역도경기 -88㎏급에서 양산 대표로 출전해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파워리프트 등 참가한 모든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열병으로 청각장애를 갖게 된 김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역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그에게는 어떠한 지원도, 배려도 없었기에 역도를 손 놓을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7년 간 역도를 잊고 살았으나 우연히 대회에서 1등을 하면 각종 지원을 받으며 역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2002년 역기를 다시 들었다. 2002년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한 후 김 선수는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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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기를 들 때마다 한국 신기록을 갈아 치우는 김 선수지만 양산에서 역도 선수로 살아가기엔 어려움이 많다. 마땅히 연습할 공간이 없는 것. 종합운동장 체력단련실에 역기를 비롯해 운동기구가 있으나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회 전 공문이 와야 3개월 정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선수들이 운동하기에 열악한 환경이죠. 종합운동장 시설이라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럼 저 말고도 역도 선수로 활동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역도의 기초를 알려주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양산에서 역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 중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은 김 선수뿐이다. 그 역시 중ㆍ고등학교 때 배운 것이 전부지만 그때의 기초가 있었기에 지금의 김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그때 배운 것을 바탕으로 역도에 도전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모아 지난해 6월 ‘역돌이역순이짱클럽’을 만들고 직접 지도하고 있다.
“양산에서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활동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양산에 장애인 역도선수협회도 없어서 경남대표로 전국대회를 출전하고 있고요. 양산장애인체육회라도 있으면 양산시 이름으로 출전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선수를 위한 연습 환경만 조성된다면 우리 지역을 더 빛내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활동할 수 있을 겁니다. 시민분들도 장애인 선수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