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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연극무대는 우리의 꿈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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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대는 우리의 꿈과 미래”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3/12/17 09:25 수정 2013.12.17 09:25
효암고등학교 연극동아리 ‘열손가락’




시험성적으로만 대학을 가던 시대는 지났다. 다양한 재능과 관심, 적성을 펼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이 대세다. 자신의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성장해 나가는 청소년. 동아리 활동에 청소년의 꿈이 녹아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차려놓은 밥상이 아닌, 스스로 찾고 만들어가는 동아리. 우리 지역 청소년 동아리를 만나보자.

오후 7시, 효암고등학교에서 연극동아리 ‘열손가락’ 학생들과 서경완 지도교사를 만났다. 첫 대면인데도 불구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학생의 모습에서 생기와 발랄함이 느껴졌다.

‘열손가락’은 1999년 창단한 후 매년 2편의 연극을 연습, 공연하고 있다. 이들은 양산청소년연극제를 비롯해 진주개천예술제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23~24일 열린 ‘제13회 양산청소년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주목을 받았으며, 이 중 정유나 학생은 우수연기자상을, 서경완 교사는 우수지도교사상을 수상했다.

열손가락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시간만으로는 연습이 부족해서 쉬는 시간, 점심시간, 주말 등 시간이 날 때마다 모인다. 학생들은 “틈날 때마다 연습해도 극 하나를 완벽하게 해내기에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시간이 조금만 더 많았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본에서 연출까지, 학생들이 직접 담당

‘열손가락’은 곧 열릴 ‘효암 한마당’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청소년연극제에서 상을 받은 ‘김선생님, 지금 뭐하세요?’를 학교 친구들에게도 선보이기 위해 무대부터 소품, 조명까지 직접 준비하고 있었다. 동아리에 속한 10명의 학생이 배우인 동시에 연출과 스텝까지 소화해낸다. 

이번에 상을 받은 작품에서 연출을 맡은 오현희(18) 학생은 “연극부에 들어왔을 때는 연기를 했지만, 점점 연출에 관심이 생겨서 연출에 도전하게 됐다”며 “하고 싶은 작품을 선정하고, 대본도 수정하고, 친구의 연기도 봐주는 등 동아리에서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연출가라는 자리가 매력적이라 ‘이쪽으로 진로를 잡아야 하나…’하고 생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18년째 ‘열손가락’을 지도하고 있는 서경완 교사는 “학생들이 창의력과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활동 과정에 있어 최소한으로 관여하려 한다”며 “저 없이도 훌륭하게 극을 소화해내는 학생들을 보면 뿌듯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열손가락이 이들에게 준 것은 ‘행복함’

학생들 대부분이 호기심으로 시작한 동아리 활동이지만 그 활동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고 꿈을 키워가는 학생들도 많다. 배우를 꿈꾸는 친구부터 연출가, 음향감독….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 연극을 하는 이 순간이 늘 즐겁다.

정유나(17) 학생은 “평범한 학생인 저도 무대에 오르면 선생님부터 아줌마 등 다양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 연극을 시작했다”며 “열손가락에 들어와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현희 학생은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게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조금 욕심을 부려본다면 다음번엔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연기에 노래와 춤까지 같이 선보인다면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묻자 다들 한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저희가 모여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동아리방이 있지만, 주말에는 이용하기도 힘들고 잘 빌려주지도 않고…. 대회 전에도 잘 안 빌려주시고, 이번 연극제 출전 전에는 매일 바람 쌩쌩 부는 운동장에서 연습했어요”

투정부리듯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은 연습 공간만 달라며 학교에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한 편의 연극이 끝나 막이 내리고, 관객에게서 박수갈채를 받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는 열손가락 친구들, 그리고 18년을 한결같이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연극반을 이어간다”는 서경완 교사, 이들이 학교 안에서 꾸고 있는 그 ‘꿈’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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