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시대다. 대부분 가정에서 자녀 1~2명을 낳는다. 아예 아이를 낳지 않는 가정도 많다. 세 명 이상을 낳으면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출산 분위기가 변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저출산을 막기 위해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지만, 출산율은 제자리걸음이다.
국가적 재앙으로 여겨지는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많이 낳아 애국하는 다둥이 가족들을 위해 (사)한자녀더갖기 운동연합 양산시지부(지부장 박인숙)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쌀 한 포와 라면 한 박스지만, 이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진 선물을 받은 다둥이 가족들은 작은 정성에 기뻐했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한자녀더갖기 운동연합 양산시지부는 지역 내 5명 이상의 자녀를 둔 다둥이 가족 11가정을 직접 방문해 작은 선물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인숙 회장은 “저출산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양산도 인구 30만 돌파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때, 지역과 사회를 위해 다둥이를 기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라며 “힘든 현실에도 우리 사회의 희망인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고 있는 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산 최대 다둥이 가족 김덕현ㆍ이은경 부부
“순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덕에 행복 가득”
이날 한자녀더갖기 회원들이 만난 11가족 중 최대 다둥이 가족인 김덕현(41, 중부동), 이은경(38) 씨 부부는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따뜻한 웃음으로 이들을 맞이했다.
김 씨의 가족은 첫째 예광(15)이를 시작으로 예영(13), 예원(11), 예승(8), 예림(5), 예주(3)까지 6남매가 오순도순 살고 있다. 여기서 끝인 줄 알았지만, 엄마 이 씨의 뱃속에 내년 2월이면 태어날 왕자님 예준이까지 두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라 축하 인사를 건넸다.
ⓒ |
이어 김 씨는 “식구 수에 비교하면 집이 좁지만 이런 집에 사는 것도 우리 가족에게는 행복”이라며 “너무나 사랑스러운 자식들이 서로 챙겨주며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 씨 부부와 거실에서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거실에 모여 앉아 쉴 새 없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둥이 자녀의 좋은 점에 대해 묻자, 김 씨 부부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양보하고 도와주는 등 배려심이 깊어지고 성격도 좋아져 애틋한 가족애가 저절로 생겨난다”고 자랑했다. 그는 “큰아들과 둘째 딸이 동생들을 이끌고 가면서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강해지고 우애도 깊어지고 있다”며 “아이들 성격도 워낙 순해 엄마, 아빠를 고생시키지 않아 고마울 따름”이라고 대견스러워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 사이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지만 작은 고민은 있다. 이 씨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사교육이 필요한 시점이 됐는데 이것이 가계에 조금 부담이 돼 걱정”이라며 “요즘 저출산 문제로 다자녀를 장려하고 있지만, 말로만 홍보할 뿐 실질적인 지원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출산 장려금 등 일회성 정책보다 사교육비 부분 지원 등 정말 도움이 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박인숙 지부장은 “다자녀 가족을 양산에서 만날 수 있고 이 가족들의 넉넉한 웃음이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두운 지금의 시기에 모든 이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산지역과 국가를 위해 다자녀를 둔 분들의 어려움을 모아 이들에게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배려가 닿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