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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괘불을 지속적으로 전시하는 곳이 통도사 성보박물관이다. 성보박물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통틀어서 가장 풍부한 불화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불교회화 전문박물관으로, 본관 1, 2층을 연결하는 중앙홀에 괘불을 걸 수 있는 특별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공간을 이용해 성보박물관은 개관 이래 해마다 두 차례씩 괘불탱 특별전을 열었다. 성보박물관은 ‘제29회 괘불탱 특별전’에서 보물 제1562호로 알려진 영주 부석사의 괘불탱화를 선보인다.
부석사에는 두 점의 괘불이 있다. 한 점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1684년 괘불이고, 또 한 점은 부석사에 소장돼 이번에 전시하는 1745년 작 괘불이다. 부석사에서 두 폭의 괘불을 조성한 까닭은 1684년 제작한 괘불탱화 화기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다.
화기의 내용에 따르면 1745년에 헌 괘불을 수리해 충청도 청풍(현재 제천) 신륵사로 보내고, 새로 괘불을 조성했다. 일반적으로 괘불은 제작에 많은 공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사찰에서 한 폭 이상의 괘불을 조성한 예가 없고, 2, 3차에 걸쳐 중수해 다시 사용한 예도 전한다. 부석사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헌 괘불을 수리해 다른 사찰에 보내고, 새 괘불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1745년 괘불은 조선 후기 의식인 회주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다불회를 재현한 불화이다. 1745년 괘불은 1684년 작 부석사 괘불을 수리한 이들이 참여해 괘불의 도상과 내용에서는 과거의 전통을 다소 답습한 점이 발견되며, 전통적인 도상을 유지하면서도 화사 각각의 개별적인 존재들을 개성 있게 그려 화승들의 독자성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부석사 괘불탱화 특별전은 성보박물관 중앙괘불전에서 오는 4월 6일까지 전시된다. 문의 38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