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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전은 부부총 유물이 출토된 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렸다. 1920년 일제강점기 때 강제 발굴된 뒤, 불법 반출돼 1938년부터 현재까지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부부총 유물 120여 점 중 보물급의 곡옥 목걸이와 금동안교(말안장), 금제굵은귀걸이 등 주요 유물과 관련 자료가 공개돼 ‘양산의 정체성’을 되찾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양산시립박물관 신용철 관장은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국내에서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유물이 시민에게 공개된 것”이라며 “더불어 전국에서 양산과 유사한 유물환수운동을 벌이고 있는 다른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사례로 평가받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유물들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신 관장은 100일간 3만4천948명의 시민이 보여준 관심을 토대로 부부총 유물을 영구대여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로 양산에 온 유물은 동경박물관으로 반환하고 빠른 시간 내 ‘부부총 유물 테마전’이라는 주제로 다시 유물을 대여할 계획이다.
신 관장은 “실제로 동경박물관에 전시하는 유물 숫자는 10점 이하이기 때문에 전시되지 않는 다른 유물을 양산에 소장할 수 있도록 박물관측과 협의하고 있다”며 “부부총 유물을 토기류, 장신구, 금속유물 세 부류로 나눠 빠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 1년씩 장기 대여해 특별전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동경박물관도 ‘유물이 출토된 장소에서 전시돼야 한다’는 신 관장의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신 관장은 부부총 유물의 1년 장기 대여가 성사되면 이후에는 5년, 10년으로 대여 기간을 늘려 영구 대여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 부부총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남긴 방명록. 신 관장은 이를 토대로 동경박물관에 부부총 유물이 왜 양산에 있어야 하는지 알릴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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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3만5천명 성과 놀라우나
지역 학생 참여 부족은 아쉬워
단일 특별전에 3만5천여명의 관람객이 온 것은 박물관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놀라운 결과다. 양산뿐만 아니라 가까운 부산, 울산을 비롯해 서울에서도 부부총 유물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람객이 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신 관장은 “특별전을 진행하는 동안 1만여명의 시민이 방명록을 통해 부부총 유물의 향방이나 영구 대여를 위해 시립박물관이 해야 할 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남겨주셨다”며 “이렇게 지역의 역사에 대해 깨어있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뭉클함을 느꼈지만, 한편으론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의 참여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양산 내 학교에 공문을 통해 부부총 단체 관람을 요청했으나 참여율이 높지 않았다는 것. 신 관장은 “지역의 많은 학생이 부부총 유물을 접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다음 전시 때는 학교의 참여를 이끌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관장은 앞으로 양산시립박물관이 양산의 역사를 집약하는 장소로 발전하기 위해 상설전시를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립박물관이 이번 달부터 국가 매장문화재 수임 기관으로 지정받아 동아대학교 박물관 등 다른 곳에 소장된 양산의 유물을 박물관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시립박물관은 오는 4월 개관 1주년을 맞아 지역 문화를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 관장은 “개관 1주년을 맞이해 지역의 중요한 문화유산인 가야진용신제 발굴 유물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야진사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가야진용신제의 역사적인 의미와 위상, 문화적 가치까지 다 접할 수 있으니 부부총 특별전에 주신 관심을 다시 한 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