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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아이들 책 읽는 습관은 부모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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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 읽는 습관은 부모에서 나온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4/01/21 11:12 수정 2014.01.21 11:12
책으로 온 가족이 하나 되는 유주미ㆍ차주용 씨 가족




옛말에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 없기에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머릿속으로 체험해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책 읽기란 만만치 않다. 도서관과 서점, 게다가 동네 곳곳에 작은 도서관까지 있지만, 책이 주는 감동보다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자극에 빠지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족은 다르다. 부부를 비롯해 아이들까지 책에 푹 빠져 사는 이들, 바로 유주미ㆍ차주용(신기동) 가족이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동안 양산도서관을 많이 이용해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6일 저녁 차 씨 가족의 집을 찾았다. 책 읽는 가족답게 집안 곳곳이 책으로 가득했다. 유주미 씨는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만큼은 다 사주려고 노력한다”면서 “아이들이 언제나 꺼내볼 수 있도록 모든 방에 작은 책장이라도 넣어놨다”고 했다.

가족 모두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전염시킨 ‘전도사’는 엄마 유 씨다. 결혼하기 전까지 특별히 책을 즐겨 읽는 편도 아니었던 유 씨가 변한 이유는 아이 때문이었다. 육아에 대한 어떤 고민도 없던 유 씨가 막상 결혼하고 나니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 은근히 걱정됐다. ‘그래, 공부해서 아이의 눈높이에 다가가자’고 생각하곤 무작정 아이 책을 집어들고 읽었다. 아이들의 책부터 육아 서적까지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이 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책으로 배운 지식이
아이들에게 큰 힘 될 것


유 씨가 먼저 책을 보고 있으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에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 그가 책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내 책은 어디 있어?’라고 물으며 책을 찾기 시작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유 씨는 매달 한 권이라도 아이들 소유의 책을 사주기 시작했다. 그냥 무작정 책을 사주기보다 나이와 흥미에 맞는 아이들만의 책을 사주니 ‘내 것’이라는 애착을 가지고 책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진 아이들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독서의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 큰아들 도원(14)이는 “책을 읽으면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돼 신기하다”며 “특히 소설을 읽으면 실제로 경험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까 상상할 수도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원욱(7)이도 형의 말이 끝나자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공룡을 만날 수 있어 좋다”며 아끼는 공룡 책을 펼쳐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런 오빠들의 모습을 본 막내 하은(4)이도 가장 아끼는 타요타요 책을 가져와 펼쳐 보였다.

“하은이가 책을 펼치는 걸 보고 ‘뭘 알고 보나…’ 싶었는데 확실히 다른 아이들보다 한글을 떼는 속도가 빨랐어요. 서툰 말로 저에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기도 하고요. 아이들 모두 책을 천천히 여러 번 읽는 편이어서 권수로 따지면 많은 책을 읽은 건 아니에요. 그래도 자유롭게 상상을 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며 독서하는 습관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참다운 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유 씨 덕에 독서에 인색하던 남편 차주용 씨도 많이 달라졌다. 아이들과 유 씨가 2주에 한 번 도서관에 갈 때 그저 집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차 씨도 슬슬 따라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남편도 처음에는 독서에 관심도 없었죠. 그런데 제가 이렇게 아이들과 책으로 소통하는 걸 10년 정도 보더니 바뀌기 시작하더라고요. 도서관 갈 때 따라 나서기도 하고 본인이 보고 싶은 책을 고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늘어나고요”




책 읽는 아이 만들려면
부모부터 책 읽어야


유 씨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식상한 말이지만, 열 번 책 읽으라고 말하는 것보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내가 읽어봤는데 이 책 재밌더라’고 권하면 아이들이 별 관심 없는 듯하면서도 읽고 싶어 해요. 부모가 아이 책을 같이 읽고 생각을 나누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일단 아이에게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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