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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말썽꾸러기가 어엿한 합창단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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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가 어엿한 합창단원으로”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4/02/18 09:17 수정 2014.02.18 09:17
양산 내 유일한 남자 중학생 합창단

웅상중 ‘웅비합창단’




경상남도 교육청 정책인 ‘노래 있는 학교’에 따라 양산지역에도 여러 학생 합창단이 있다. 그러나 남자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합창단은 찾기 쉽지 않다. 변성기를 겪는 시기인 만큼 제대로 음정을 유지하며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웅상중학교(교장 이근직)의 생각은 달랐다.

이근직 교장은 “학생들이 합창을 통해 음악의 풍부한 감수성, 하모니를 만드는 협동심,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집중력 등 다양한 소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합창단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양산에서 ‘하나’뿐인 남자 중학생 합창단이 탄생했다. ‘웅비합창단’(지도교사 최민성)이 그 주인공이다.



합창으로 집중력 키워 성적까지 쑥쑥


2011년 창단한 웅비합창단은 학생 50여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그런데 창단은 했지만 소위 논다는 아이들이 그저 시간을 보낼 목적으로 가입했기에 사실상 연습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최민성 교사가 부임해 오면서 웅비합창단은 새롭게 재탄생했다.

“김해에서 양산으로 와야 하는데 웅상중에 남자 합창단이 있는 거예요. 그동안 주로 여학생들을 맡다 보니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뭔가에 이끌린 듯 웅상중으로 오게 됐죠”

청소년기 학생들은 변성기를 겪기 때문에 합창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최 교사는 변성기가 지나간 3학년 위주로 합창단을 구성하고 거의 매일 점심시간마다 합창단을 지도했다.

그렇다고 점심시간 내내 노래만 부른 것은 아니다. 노래하길 강요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최 교사는 아이들이 축구를 하자면 축구를 하고 그냥 놀자고 하면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갔다. 그러니 아이들이 먼저 노래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연습을 하자고 제안할 때가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실력도 늘어 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KBS 전 국민 합창대축제인 ‘더 하모니’에 참가하기도 하고 2년 연속으로 경남중등 종합학예발표대회 합창부문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저 혼자 했다기보다 아이들, 동료 선생님들, 학교까지 전폭적으로 도움을 주셔서 신기한 일이 많이 일어난 거죠. 점심시간마다 노래를 부르니 시끄러울 만도 한데 다 이해해주고. 처음엔 학업에 방해된다고 생각했던 분도 아이들이 노래를 하며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고 많이 응원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합창단에서 배워간 것은 ‘노래’뿐만이 아니다. 합창할 때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고 하나에 집중하는 법을 깨달았다.

그 덕분인지 아이들은 수업시간에도 집중하게 됐고 덩달아 성적까지 오르게 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는 합창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학부모들이 생겨난 것은 물론, 단원 모집 때에는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기도 했다. 웅비합창단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이다.
 


딱딱한 합창이 아닌 재미있는 무대 선보여


웅비합창단은 성가대처럼 차분한 음악만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다. 합창단 내 밴드팀, 댄스팀 등을 구성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만들어 냈다. 노래로 감동을 주는 만큼 웃음도 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단순히 학교 내에서만 활동하는 합창단이 아닌, 지역과 함께하는 합창단으로 노인대회, 불우이웃돕기, 좋은친구 페스티벌 등 웅상지역 내 각종 행사에 참가했다. 말 그대로 ‘재능기부’를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제1회 웅비합창단 불우이웃돕기 송년음악회’를 열어 지역 내 어르신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최 교사는 “올해는 음악으로 더 많은 사랑을 베푸는 합창단이 되고 싶다”며 “웅비합창단이 웅상지역의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학생 합창단으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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