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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국가 제례 중 중사(中祀,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의 하나)에 해당하는 가야진용신제(경남도무형문화재 제19호)를 소개하고, 제례가 봉행되는 가야진사(경남도민속자료 제7호)에서 발굴조사로 출토된 진귀한 분청사기 제기 150여점의 유물, 자료, 영상 등으로 구성돼 전시된다.
가야진용신제는 원동면 용당리에 위치한 나루터 인접 제단에서 국가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다. 자연을 신격화해 지내는 사독(四瀆, 나라에서 해마다 제사를 지내던 네 방위의 강) 중 동독에 해당한다. 아쉽게도 현재 가야진용신제만이 사독 중 유일하게 원형의 제단과 제례행사가 남아있다.
가야진용신제가 거행되던 원동면은 예로부터 조선 시대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였던 황산역(지금의 물금역 인접)과 영남대로로 이어지는 황산잔도를 따라 연접하고 있어 이 지역의 낙동강을 황산강(黃山江)으로 불렀다.
이번 기획특별전에서는 가야진의 지정학적 위치, 황산역, 임경대, 용화사 등 황산강 인접의 문화유적을 소개하고 가야진용신제의 역사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발굴조사가 이뤄진 조선 시대 가야진사의 모습을 복원했다.
또 용신제의 제례 순서를 비롯해 현대까지 가야진용신제를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로 최초 공개될 가야진사 출토 분청사기 제기는 대부분 조선전기인 15세기에 만들어진 진귀한 유물로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제기들은 조선 시대 국가제사의 내용을 기록한 ‘국조오례의’에 나타난 제기 모양을 그대로 표현해 사료적 가치로도 매우 귀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분청사기와 국가 제례 역사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고궁박물관, 호림박물관 등에서 대여한 50여점의 보물급 문화재를 함께 전시했다.
이를 통해 시립박물관은 시민이 다양한 문화재를 만나 체험할 수 있음은 물론, 이번 전시가 우리나라 제례 연구와 분청사기 연구에도 새로운 장이 되리라 예상된다.
신용철 관장은 “양산시립박물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기획특별전에서 양산 가야진용신제를 시민에게 널리 알릴수 있게 됐다”며 “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박물관과 협조를 통해 한 곳에서 볼 수 없는 국내 최상의 명품 제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관장은 “우리 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계신 많은 분들도 봄향기 가득한 양산에 와 유채꽃 등 봄꽃을 보신 후에 꼭 박물관을 찾아 특별전을 관람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기획특별전 개막식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양산시립박물관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기획특별전과 관련된 문의는 양산시립박물관 운영담당(392-3315)으로 연락하면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미리 보는 가야진용신제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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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진사에서 출토돼 양산시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기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제기도설(祭器圖說)에 수록된 제기의 형태대로 제작된 것 대표적인 제기로 보물급에 속한다. 원래 국가제사인 길례(吉禮)에 쓰이는 의례용 제기는 금속으로 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당시 조선은 명나라의 잇단 공물 요구로 금속이 부족했기 때문에 분청사기로 된 제기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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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진사에서 출토돼 현재 양산시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기다. 소의 그림을 그려 넣은 제기라고 해서 ‘희준(犧尊)’이라고도 한다. 희준은 물과 술을 다루는 제기로 본래 중국 주대(周代) 국가의 제사에서 쓰기 시작해 우리나라에는 고려 시대 때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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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기다. 조선시대 종묘와 사직대제에서 사용되던 것이다. 동물의 형태를 본 떠 만든 상형 제기에 속한다. 이 제기는 코끼리 형태를 본 떠 만들었기 때문에 ‘상준(象尊)’이라고 불리며, 희준 등과 함께 종묘나 문묘의 제사 때 또는 기념할 만한 의식을 행할 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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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기로, ‘작(爵)’이라고도 한다. 제례시 술을 따라 담는 잔으로, 모양이 참새와 비슷하다고 해 참새 작(雀)과 발음이 같은 ‘작(爵)’으로 명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