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워터파크에 가면 무료 서커스(?)를 볼 수 있다. 인라인, 보드, 자전거 등 다양한 탈 거리로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속 유독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양산외발자전거클럽’이다. 이제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듯 앳돼 보이는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30명 남짓한 사람들이 외발자전거에 몸을 실은 채 자유자재로 워터파크를 내달리고 있다.
“외발자전거가 위험하다고요? 천만에 말씀”이라고 고개를 젓는 김종훈(보광고2) 학생은 “두발자전거는 앞에 핸들이 있어서 넘어질 때 훨씬 더 위험하다”며 “외발자전거는 앞에 아무것도 없고 페달이 발을 잡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 넘어질 것 같으면 뛰어내리기만 하면 돼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외발자전거는 이름 그대로 바퀴가 한 개뿐인 자전거로 일반 자전거와 비교했을 때 ‘없는 게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선 체인이 없고, 핸들도 없다. 그래서 안장에 앉아 상체와 허리를 이용해 방향을 조절해야 한다. 일반 자전거와 달리 후진을 할 수 있는 것은 외발자전거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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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체인 없어도 쌩쌩
두발자전거보다 안전해
보는 것과 달리 배우기도 어렵지 않다. 처음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 이겨내면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균형 감각이 발달한 아이들은 30분씩 1주일 정도 배우면 주행이 가능하며, 운동을 잘하지 못하는 성인도 1~2주면 혼자 주행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종훈 학생은 “처음엔 혼자 타다 동네에 마땅히 연습할 곳이 없어 워터파크에서 연습하게 됐는데, 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구경하던 분들이 관심을 두더라”며 “‘외발 자전거를 가르쳐 달라’고 하는 분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함께 자전거를 타다 보니 동호회까지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외발자전거에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나 토요일 오후 1시 무렵 워터파크로 오면 배울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자전거와 헬멧,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종훈 학생은 “겉보기와 달리 초급자용 자전거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내리막이 아니라면 가속이 붙어 사고가 날 우려도 적다”며 “상급자가 될수록 다양한 개인기를 익히고 즐기는 매력도 남다르다”고 귀띔했다.
어린아이도 외발 매력에 흠뻑
아이와 함께 배우는 가족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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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네 가족처럼 양산외발자전거클럽은 대부분 온가족이 동호회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종훈 학생의 어머니 박경분(44) 씨는 “처음에 종훈이가 외발자전거를 탄다고 했을 때 무조건 반대했다”며 “이후에 아이의 뜻에 따르고, 기회가 있어 외발자전거를 타보니 ‘짜릿함’과 ‘일탈’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임을 알게 됐고, 온가족이 함께하기 적합한 레저”라고 자랑했다.
동호회원들은 외발자전거는 온몸을 사용하는 전신 스포츠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제격이라고 말한다. 또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자전거 균형 잡기가 어렵기 때문에 틀어진 척추를 바로 잡는 효과도 있는 등 자랑할 거리가 많지만, 일일이 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종훈 학생은 “일반 주행도 재미있지만 킥업(자전거를 눕힌 상태에서 왼쪽 발로 핸들을 잡고 오른쪽 발로 페달을 밟고 올라타기), 호핑(자전거 타고 제자리 뛰기) 등 일반 자전거로 할 수 없는 고난이도 기술을 하나씩 습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외발자전거는 ‘서커스’가 아닌 ‘스포츠’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일반 자전거를 타듯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