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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예술인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지켜나가기 위해 지역 예술인과 양산시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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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이 인구 3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만큼 도시가 발전하고 있다는 말인데, 지역의 문화ㆍ예술 역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김보안 양산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그에 따라 여러 시설도 같이 생기고 있다. 최근에는 양산시립박물관이 개관해 전시실을 갖추고 있고, 바로 옆 양산문화원에도 공연장이 있다.
하지만 그 공간을 활용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거나 시설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는 등 부족함이 있다. 예술인은 자신의 예술을 펼쳐나갈 수 있는 ‘진짜’ 공연장과 전시장이 필요하다.
최현미 가까운 김해시만 봐도 양산과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김해문화의전당을 비롯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김해전시관 등 공연장부터 전시실, 상설기획실, 영상테마실 등 정말 다양한 장소가 마련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역보다 양산 문화가 뒤쳐진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발전하고 있다. 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곳에 제대로 된 공연장과 전시실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시민을 위해 ‘이곳을 찾으면 언제나 문화를 누릴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한다.
정경남 한 예가 있다. 세계적으로 K-pop이 유행하고 있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K-pop 공연을 열었다고 한다. 그 곳에 장관들도 참석했다. 외국인 관람객이 무대 위 가수에게 환호를 보내는데 정작 우리나라 장관들은 가수가 누군지 몰라 주변에 물었다고 한다. 이 일은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양산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이나 의원들이 문화 행사에 얼굴만 내보일 뿐, 진정 문화를 즐긴 적이 있었나 싶다. 문화ㆍ예술 활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양산이 ‘문화ㆍ예술의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최현미 양산에 거주하고 있지만 주 활동무대는 부산에 두고 있는 작가들도 있다. 작가에게도 양산보다 대도시에서 활동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것이다.
지역의 문화ㆍ예술인도 외부로 나가는 추세인데, 시민은 오죽하겠는가. 지역 예술가가 양산에서 전시회나 공연를 할 수 있도록 시가 지원을 하고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한다면, 예술가는 예술을 선보일 기회가 마련돼 좋고 시민은 예술을 즐길 수 있어 좋을 것이다.
김보안 앞서 말했듯 양산에서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문화예술회관 전시장은 비가 새고 습기가 많아 전시회를 하는 예술인 입장에서 작품이 손상될까 걱정이 된다.
그렇다고 새로 지은 시립박물관 전시관을 쓰자니 대관료며 전기 이용료 등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제대로 된 시설이 필요하다. 새 시설을 만들게 된다면 지역 예술인과 함께 논의해 만들었으면 한다.
정경남 물론 큰 공연장도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문화가 큰 공연장과 큰 전시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공원에 작게 마련된 무대에서 노래하고, 시를 읊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시민의 피부에 더 와 닿을 수도 있다.
큰 공연장에서 하면 그만큼 문화예술인이 투자해야 할 비용도 많아지고 사람도 많이 모아야 한다. 자연스레 거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공연도 있어야 하지만, 생활 속 문화ㆍ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양산 내 접근성이 좋은 도심공원이 많다. 그곳에 무대장치를 해 낮에는 아이들이 뛰노는 공원으로, 밤엔 예술인이 활동하는 공연장으로 이용하면 시민과 문화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일부러 공연이나 전시회를 보러 먼 길을 움직이는 것은 행사에 가깝지 않은가. 시민이 문화에 젖어가고, 아이들도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는 생활 속의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 조성돼야 한다.
최현미 최근에 미술협회 사업으로 원동에서 사생대회를 개최했다. 회원 모두 열심히 준비했지만, 한편으로 참가자가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참가자만 500명이 넘었고 아이들과 함께 온 학부모님들을 합하면 약 1천500명 정도가 사생대회 때문에 원동을 방문했다. 이처럼 지역 유명 축제와 문화를 함께 활용하는 것도 문화도시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차기 단체장과 지방의원 출마자에게 바라는 점을 한 가지씩만 말해달라.
김보안 문화ㆍ예술에 인색하지 말자. 문화야말로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아닌가. 지금 양산은 지원에서도, 인프라 구축에서도 너무나 인색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양산의 문화예술이 어떤 상황이며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면 좋겠다.
최현미 양산을 표현하는 또 다른 말은 ‘평생학습도시’다. 이에 걸맞은 문화ㆍ예술 교육이 필요하다. 모르기 때문에 미술, 사진 전시회나 음악, 무용 공연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성인에게는 문화ㆍ예술을 보는 눈을 높일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정서적 안정과 감성을 키울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교육을 진행할 때 지역 예술인과 함께한다면 예술인도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힘쓸 계기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