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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MNMM 이준명(36) 대표는 크리에이티브를 ‘일상의 발견’이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이 크리에이티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상에서 어떤 것이 불편하다고 해서 ‘아 불편해’라고만 말하면 안 되죠. 그 불편함을 더 좋은 방향으로 고치는 것도 크리에이티브에요. 보기 힘들었던 부분을 보게 해주고 평범한 것을 눈에 띄게 만들어 주는 시도가 ‘크리에이티브’죠”
이준명 대표가 운영하는 MNMM은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기업이다. 쉽게 말하면 브랜드 컨설팅 회사지만 하청을 받아 기업 콘셉트만 그려주는 회사는 아니다.
인테리어, 디자인,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만족), 커피, 건설 등 MNMM 소속 브랜드를 개발해 대중에게 선보인다.
“MNMM은 하나의 그룹이에요. 경영 콘셉트 연구개발, 경영 디자인, 마케팅 연구 등을 통해 가능성 있는 분야를 찾고 판로를 만들죠. 고객이 브랜드 콘셉트를 의뢰하면 원하는 방향과 현재 시장의 접점을 찾아줍니다. 그 과정에서 숱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고 저희 그룹에 소속된 전문가를 활용하죠. 기업 속에 기업이 있으니 전문가 활용도 쉬워요”
MNMM에 소속된 직원 10명 모두가 전문가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 브랜드 안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던 직원이 후에 MNMM 소속 디자인 회사를 차릴 수 있다. 그룹에 소속된 전문 분야를 또 세분화하는 것이 MNMM의 특징이다.
커피도 색다르게 브랜딩 한다
건강한 커피티 전문점 운영
그중 하나로 개발한 것이 ‘휴앤고메즈 커피&티’다. 수많은 커피 전문점이 있고 많은 창업자가 카페에 도전한다. 카페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기존의 커피 전문점과 다른 새로운 커피 전문점을 선보이고 싶어 ‘휴앤고메즈 커피&티’ 브랜드를 연구했다. 그리고 올해 초 중부동에서 개점했다.
“휴앤고메즈의 콘셉트는 ‘건강한 유럽 가정식 커피티’에요. 커피 원두 차이로 커피 맛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죠. 좋은 원두는 어느 전문점에서나 다 쓰지만 그들을 능가하는 더 좋은 커피는 ‘물’에서 나온다는 생각에 저희는 좋은 물에 집중하고 있어요. 단순히 커피와 공간만 제공하는 카페가 아니라 커피에 대한 지식도 함께 제공하는 거죠”
커피 전문점의 이름부터 로고, 콘셉트, 매장 장식까지 이 대표의 손길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 고객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부터 분위기, 매장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콘텐츠까지 하나하나 생각한다.
“커피 전문점 내는 것이 무슨 크리에이티브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수없이 많은 것 중에서 내 것이 돋보일 수 있도록 통찰력과 직관을 가지고 차이점을 뽑아내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에요”
사무실 없이 밖에서 노는 직장ⓒ
“즐거움이 창조의 원동력”
MNMM은 사무실이 없다. 사무실에 있어봤자 직원들이 선택하는 세상과의 소통 창구가 인터넷이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며 세상을 ‘간접’ 경험하는 것보다 제시간에 출근하지 않고 밖에서 떠도는 한이 있더라도 세상을 ‘직접’ 경험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가지고 어느 장소로든 원하는 때 출근해 자유롭게 일하는 것이 MNMM의 방식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SNS로 바로 회의를 하고 소통한다.
고객과 미팅이 있을 때도 사무실 대신 유명한 카페에서 만나는 식이다. 딱딱한 사무실을 벗어나면 직원도, 고객도 수다떨듯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놀면서 일하니 자연스럽게 더 일하고 싶어지죠. 일이 일 같지 않으니까요. 일하는 사람이 즐거우면 무슨 일이든 잘 돼요. 억지로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재미있어서 하고 싶어지게 되니까요. 그게 창조의 원동력이죠”
거리 활용한 ‘가로수 축제’ 기획해
양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고파
3년 전부터 양산에 정착해 통장으로도 활동한 이 대표는 침체된 지역 상권을 보며 어떻게 하면 활성화될 지 고민했다. 그리고 생각해 낸 것이 ‘가로수 축제’다.
“저희 카페 주변이 신도시다 보니 거리가 굉장히 잘 닦여 있어요. 그런데 특색이 없죠. 요즘 지역 축제는 다 단발성이고요. 그래서 적은 돈을 투입해도 오래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축제를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가로수죠. 조경 전문가들에게 ‘거리 하나씩 맡아주세요’라고 주문하면 되요. 가로수는 계속 활용할 수 있잖아요. 축제 후에도 사람들이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고요”
이 대표는 이 아이디어를 지난해 시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보강해 양산이 가로수로 유명해질 수 있도록 도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고객과, 지역과 소통해왔는지 돌아봤다”며 “양산에 있는 만큼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이를 다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