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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교육으로 우리 아이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까? 아동요리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미순(34, 명동) 씨는 ‘요리’에 그 해답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식재료를 만지면서 그 재료 특징을 이해하고 음식을 만들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모양으로, 꾸미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두는 거에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요리로 표현하고 손으로 재료를 만지며 뇌 운동도 하는 거죠”
지난해부터 아동요리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명동에서 ‘오픈키즈쿡’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요리로 오감을 통한 통합교육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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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요리지도사에 도전
김 씨는 2년 전만 해도 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 여성이었다. 하지만 문득 ‘지금 하는 일이 평생 할 수 있는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라는 결정을 내린 김 씨는 그때부터 시간을 쪼개 나에게 맞는 천직을 찾으려 다양한 공부를 시작했다.
CS(Customer Satisf action, 고객 만족) 공부를 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평소 홈베이킹을 취미로 해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베이킹도 연습했다.
“처음에는 가게를 차려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베이킹 강의를 해보려고 했어요. 그렇게 준비하다가 어느 날 아동요리지도사 자격증에 대해 알게 됐어요. 베이킹도 요리에 포함되고 재미있을 것 같아 자격증을 따게 됐죠. 자격증을 따고 나서 ‘아, 이 분야로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성인에게 ‘이건 이렇게 하세요’라고 지도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요리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식습관 고칠 수 있고↑↑ 김미순 씨는 식재료를 이용해 푸드심리상담을 한다. 푸드심리상담은 식재료로 그림을 그리듯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거나 미래의 모습 등을 그림으로써 숨겨진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위 사진들은 김 씨가 진행한 푸드심리상담 예로 자신의 과거 얼굴과 현재 얼굴을 표현한 것과 미래에 살고 싶은 집을 표현한 것이다. ⓒ
사고력, 인내심 키울 수 있어
부모들은 불과 칼이 있는 주방은 아이들에게 위험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물론 주방이 안전한 곳은 아니지만 어른이 함께하면 생각만큼 위험하지는 않다.
“부엌을 실험실이라고 보면 돼요. 요리하면서 다양한 재료의 색과 모양, 질감, 부피, 성질 등이 열과 소금에 의해 변하는 것을 보며 자연스럽게 과학개념을 접할 수 있어요. 재료를 준비하고 조리하는 과정에서 대소근육이 발달하고 눈과 손의 협응력이 길러져요. 오감도 자극받아 두뇌 발달에도 좋아요”
특히 저울, 계량컵, 계량스푼, 온도계 등 계량측정도구를 이용하면 아이들에게 수학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 양과 온도를 재면서 자연스럽게 덧셈과 뺄셈을 익히고 단위 등 수학의 기초를 익힐 수 있다.
“요리하는 동안 ‘이게 뭘까?’, ‘왜 이렇게 됐지?’ 등 질문을 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을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수업해요. 스스로 요리를 완성했다는 성취감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죠”
요리하며 마음의 상처 달래는ⓒ
푸드심리상담도 알리고파
김 씨는 아이에게만 요리가 좋은 게 아니라 성인도 요리하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푸드심리상담’이 그것이다. 푸드심리상담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곡류, 채소, 과일 등을 이용해 그림 그리듯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크레페를 만들 때 과거 내 얼굴과 현재의 얼굴을 표현하며 과거 상처를 함께 이야기하며 풀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술심리상담과 비슷하지만 푸드심리상담은 상담 과정에서 식재료로 표현한 것을 마지막에 음식으로 만드는 게 차이점이에요. 특히 상담에 썼던 재료를 음식으로 만들어 먹으면서 재료로 표현했던 아픔과 상처를 먹어서 없애는 거죠”
김 씨는 아동요리교육과 푸드심리상담이 양산에서 활성화되지 않아 아쉽다며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이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학부모님들이 요리를 학습활동으로 인식하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서 양산에서 ‘아동요리교육’을 알리는 것이 지금 제 목표에요. 아동요리교육을 알려 요리의 교육적 측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나아가 푸드심리상담에 대해서도 알릴 생각이에요. 아이부터 성인까지 요리로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