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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씨가 회화나무를 처음 알게 된 건 1996년. 우연히 책을 읽다 회화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다. 머리를 맑게 해 과거에 고결한 선비의 집이나 서당에 주로 심은 나무이자 영험하고 고결한 뜻을 가진 회화나무가 양산에도 많이 심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인터넷과 책을 통해 회화나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회화나무가 여러모로 좋은 의미를 가진 나무잖아요. 그래서 혹시 내 주변에 회화나무가 있는가 해서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지금은 사라진 도심 공원에 한 그루가 자라고 있더라고요. 그 나무에서 직접 씨를 받았어요. 어떻게 묘목을 키워야 하는 지도 몰랐지만 부딪쳐봤죠”
2006년 회화나무 씨를 받아 직접 땅에 심고 묘목으로 키우는 데까지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관리 방법을 몰라 여러 번 실패도 했지만 예쁘게 자란 어린 묘목을 보니 뿌듯했다.
“키우면서 늘 생각했어요.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과거를 보러 가거나 합격했을 때 집에 회화나무를 심었고 서당이나 마을 쉼터같이 기운이 좋은 곳에 심었으니 나도 그런 곳에 기증해야겠다고요”
그렇게 키운 회화나무를 2008년 양산지역 내 초등학교 32곳에 기증했다. 과거 서당과 같은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에 회화나무가 자라며 우리 미래를 이끌 아이들이 총명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회화나무가 자란지 6년 정도 됐네요. 회화나무가 크고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상을 받았거나 대회에서 수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무의 공이 조금은 있겠구나 싶어 뿌듯합니다”
회화나무 알리는 열혈 전도사
“나무 열매, 꽃은 자연 약재”
강 씨는 주변 지인에게도 늘 회화나무의 고귀함과 유용함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회화나무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회화나무 자체를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 강 씨는 회화나무가 어떤 곳에서 자라야 하고 어떤 이들에게 필요한지 설명하느라 늘 바쁘다.
“공부와 관련한 이야기도 많지만, 회화나무는 중국 황제가 거처하는 곳이나 마을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심기도 합니다. 나라를 이끄는 이에게는 지혜와 총명함을 주고 마을에 심어진 회화나무는 잡귀를 쫓아내 마을의 번영과 평화를 가져온다는 말 때문이죠”
강 씨는 회화나무의 의미도 좋지만 나무의 꽃과 열매는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의학에서 회화나무의 꽃봉오리와 열매를 약재로 사용한다. 괴화(회화나무 꽃봉오리)는 동맥경화와 고혈압에 좋고 괴실(회화나무 열매)은 치질 치료에 쓰인다.
“회화나무 꽃봉오리 중에 벌들이 꿀을 먹지 않은 것들이 종종 있어요. 그런 꽃봉오리가 떨어지면 그것을 주워 말린 다음 뜨거운 물에 담가 놓는 거에요. 차를 우려내는 것처럼 하면 되는데 시간은 한나절 정도 걸립니다. 그래야 회화나무의 기운이 담기니까요. 나는 지금도 그렇게 아침에 차를 마셔요. 그러니까 내가 아직도 이렇게 건강하죠”
강 씨는 아직 학교에만 묘목을 나눠줬을 뿐, 양산시에는 전달한 적이 없어 아쉽다며 기증할 준비는 됐으니 양산 내 도심 공원이나 시청 같은 곳에 회화나무를 꼭 심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산이 인구 30만 도시로 자라났지만 더 성장할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더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회화나무를 기증하고 싶은데 받아주는 곳이 없네요. 양산시에서 제 마음을 헤아려줘서 시민이 많이 오가는 곳에 회화나무를 심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