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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공연ㆍ예술 관계자에게 ‘삼장수 뮤지컬’을 묻다
“시도는 좋으나 완성도 떨어져”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4/10/14 10:24 수정 2014.10.14 10:24




삽량문화축전에서 양산의 영웅 ‘삼장수’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 베일을 벗었다. 뮤지컬 제작을 발표한 지 7개월여 만이다. 지역을 대표할 콘텐츠를 지향하는 삼장수 뮤지컬에 대해 지역 공연ㆍ예술계 관계자 관람평을 들어봤다. 지역 문화계 특성상 두 사람의 신분은 익명으로 한다.

양산 인물 소재 뮤지컬은 좋은 시도
인물 스토리텔링 부족은 아쉬워


우선 평가자들은 양산 인물을 소재로 한 뮤지컬 제작 시도 자체를 매우 긍정으로 평가했다.

이들 “양산시민이 뮤지컬이란 예술을 통해 지역의 역사인물을 알게 돼 시도 자체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며 “제작 기간이 짧았음에도 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는데 이 부분에서는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뮤지컬 전개에서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1시간가량 진행되는 뮤지컬 속에는 이징옥 장군의 어린 시절과 죽기 직전의 이야기만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물론 인생 전체를 다 담지는 못하겠지만 이징옥 장군이 왜 위대한 분인지는 제대로 전달해야 했다”며 “어떻게 북방을 장악했고 4군 6진을 개척한 내용을 덧붙였다면 권력을 찬탈한 수양대군이 이징옥에게 위협을 느끼게 된 이유가 관객에게 전달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 속 수양대군은 한명회에게 이끌려 다니는 우유부단한 인물이 아님에도 한명회의 말 한 마디에 중요한 결정을 하는 모습은 실제와는 다르게 미화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케스트라 반주가 극 몰입도 떨어뜨려
노래도 다양한 배역에게 분배했어야

공연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오케스트라 반주가 무대의 노랫소리를 다 묻을 정도로 균형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녹음된 반주를 이용하는 것 보다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반주가 생동감이 넘쳐 더 좋긴 하지만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보다 오케스트라 반주 소리가 더 커 가사 전달이 잘되지 않았다”며 “아무리 유명한 오케스트라라도 뮤지컬에서는 배우의 노래가 관객에게 잘 전달되도록 오케스트라 소리를 조절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노래 배분 역시 균형적이지 못했다. 이번 뮤지컬에는 동네 사람들이 함께 부르는 단체 곡과 어린 이징옥이 부르는 노래, 이징옥 장군이 부르는 노래, 이징옥과 아내가 함께 부르는 노래, 이징옥이 죽기 전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노래 등이 나온다.

하지만 노래 비중이 이징옥에게만 집중돼 있어 다른 출연진들은 무대에서 노래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이들은 “뮤지컬 속 변사를 제외하면 대사 비중도 대부분 이징옥이 차지하고 있다. 이징옥 혼자 뮤지컬 전체를 이끄는 1인극 형태”라며 “다양한 시민 배우들이 참여했지만 이들은 대부분 한 마디 대사도 없거나 단역에 불과하고 극에서 제법 비중 있는 인물도 노래는 커녕 대사 몇 마디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또한 무대에 오른 연기자 중 일부가 역사극에 맞지 않는 복장이었고 소품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역사극임에도 머리를 노랗게 염색을 한 소년이 무대에 오르고 긴 머리를 풀어헤친 소녀가 전장에서 싸우는 모습은 말이 안 된다”며 “깃발에 단 봉도 현재의 태극기 봉이었는데 시대에 맞게 나무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대표 콘텐츠로 만들려면
양산시, 전폭 지원해야

삼장수 뮤지컬 완성도를 높여 문화자산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산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총평했다.

이들은 “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이고 많은 지역예술인이 참여한 뮤지컬이었지만 짧은 제작기간과 3천만원이라는 예산으로는 작품의 질을 높일 수 없다”며 “삼장수 뮤지컬을 양산의 역사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만들려면 지역예술인과 뮤지컬 제작진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양산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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