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신사ㆍ숙녀가 통기타를 메고 둘러앉아 추억의 노래를 부른다. 그 소리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 어떤 이는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노랫소리에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기타와 목소리로 어르신께 위로를 전하는 이들은 ‘낮은음자리 통기타 봉사단’(회장 류승찬)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모여ⓒ
재능 키우고 봉사하는 곳
낮은음자리 통기타 봉사단은 지난 2012년 양산시자원봉사센터에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취미로 할 수 있는 기타교실에서 시작했다.
기타 교실에서 만나게 된 류승찬 회장과 회원들은 단순히 배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방법을 찾자고 뜻을 모았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재능기부였다. 이들은 기타와 노래로 공연 봉사를 즐거이 하고 있다.
류 회장은 “주로 요양병원이나 사회복지시설, 장애인시설 등을 찾는다. 특히 병원 같은 곳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침체해 있는데 이런 곳에 음악이 흐르면 잠깐이나마 활기를 되찾는다”며 “회원들도 기타 연주와 노래를 좋아하는 만큼 신나게 부르기 때문에 긍정적인 기운으로 많은 분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차례 봉사를 위해 회원들은 봉사하는 날 하루를 온전히 바친다. 거기에 일주일에 한 번 연습 장소에 모여 오후 7시부터 3시간을 연습한다.
이소민 회원은 “낮은음자리 봉사단의 시작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것이었지만 실제로 회원 중 은퇴한 이들은 거의 없다. 아직 직장을 다니며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이 많아 연습도, 봉사도 어찌 보면 시간상 부담이겠지만 봉사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연습하고 있다”고 웃었다.
류 회장은 최근에는 한 요양병원에 봉사를 나갔다가 ‘향수’라는 노래를 부를 때 눈물을 훔치는 할아버지를 보고 기분이 묘해지는 것을 느꼈다.
병원 봉사했을 때 노래 듣고
우는 할아버지 모습에 감동
그는 “가사를 듣고 고향 생각이 나셨는지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봤다. 노력과 열정만으로 부르는 음악이라 가수처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 노래가 누군가의 마음에 울림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 외에도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손뼉을 치는 관객을 보며 이들의 지친 삶에 위로라도 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봉사단 회원들 역시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들이 모여 뭔가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청소나 목욕 봉사처럼 현장에서 몸을 써가며 하는 것만이 봉사라고 생각했는데 낮은음자리 봉사단 활동으로 내가 취미로 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도 봉사가 될 수 있음을 알 게 됐다”며 “우리의 활동을 보고 다른 분들도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봉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봉사할 것이며 누구든 도움이 필요하다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봉사단체와 함께 활동을 나갈 생각도 있으니 언제든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기타를 좋아하면 누구나 환영
실력보다 열정, 끈기가 더 중요해
한 때 회원 수가 줄어들고 연습할 장소도 구하지 못해 없어질 뻔했다. 하지만 남아있는 회원 중 한 명이 연습할 장소를 제공하고 기타에 뜻이 있는 이들을 수소문해 회원도 다시 구성했다. 그 결과 현재 낮은음자리 통기타 봉사단에는 10명의 회원이 활동하게 됐다.
류 회장은 “멋있어 보여서, 혹은 호기심에 가입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실력보다 열정과 끈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한 달에 한 가지 주법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1년만 함께하면 거의 모든 주법을 익힐 수 있는 만큼 끝까지 함께할 분이라면 누구든 환영이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가입 문의 010-6787-5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