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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잘 살기도 바쁜 시대에 ‘남’까지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남’을 돌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살아갈 원동력을 얻어 잘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지난달 8일, 제1회 양주동 주민상 ‘선행상’을 받은 전금옥(60, 남부동)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 씨는 주공7단지 통장으로 활동하면서 홀로 계신 어르신을 돌보고 주민화합을 도모했다. 또한 요양시설에서 꾸준히 이ㆍ미용 봉사를 실천한 공을 인정받아 선행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다른 민간 아파트보다 주공아파트에 어르신들이 많더라고요. 어르신만 보면 다 내 어머니, 아버지 같아서 뭐라도 드리고 싶었고 많은 분과 어울리게 해 삶의 활력을 찾아드리고 싶었어요”
전 씨는 홀로 집에서 외로워하던 어르신이 경로당에서 다른 이들과 어울리며 웃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어르신을 돌볼 때마다 전 씨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렸다.
“살아계실 때 이렇게 해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제 가족을 지킨다고 바빠 그러지 못했던 게 가슴이 아프네요. 지금은 우리 아파트에 있는 모든 어르신이 제 부모님 같아요. 그렇게 어르신들과 어울리며 때로는 밥도 대접하고 했을 뿐인데 저에게 이런 상까지 선물로 주시네요”
전 씨의 봉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용실을 운영하며 언젠가 어려운 이들에게 이 기술을 쓰겠다고 마음먹었고, 병원과 요양시설을 찾아 이ㆍ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그에게 이ㆍ미용 봉사를 하는 시간은 ‘봉사’가 아니라 ‘치유’의 시간이다.
이ㆍ미용하는 동안 요양시설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눈 것, 미용이 끝난 후 깔끔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환히 웃는 어르신의 모습, 그리고 따뜻하게 건네주는 ‘고맙다’는 한 마디 모두가 전 씨를 행복하게 만든다.
“원래 미용 일을 했기 때문에 어르신 머리 다듬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요. 저 혼자라면 어려웠겠지만 제 주변에 ‘오늘 봉사하러 가자’고 하면 함께 갈 수 있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에요. 모든 영광을 저 혼자 안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네요”
지금처럼 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를 하는 게 꿈이라는 전 씨는 “‘양주동 주민상’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우리 양주동을 위해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