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빛만 가득한 것 같은 도시 양산,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오봉산, 천성산 등 도시를 둘러싼 거대한 산을 볼 수 있다. 일상 속 쌓인 스트레스를 자연의 상쾌함으로 풀기 위해 많은 이들이 산을 찾지만, 산을 오르기만 할 뿐 산이 어떻게 자라고 있으며 어떤 생물이 사는지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그런 이들을 위해 ‘산들생태연구소’(소장 김연도)는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숲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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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도 산들생태연구소 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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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금읍 가촌리에 있는 산들생태연구소는 지난 2006년 ‘산들생태놀이터’로 시작했다.
당시 김연도 소장은 (사)숲연구소 부산ㆍ경남지부에서 활동하던 아내 정주혜(49) 씨를 따라 부산과 경남에 있는 산을 다니며 숲에 대해 배웠다.
그때 느꼈던 숲의 상쾌하고 신비로움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숲 안내자 자격증을 따게 됐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하는 ‘산들 가족 숲 탐방’을 기획해 운영했다.
“가족 숲 탐방은 지금까지 매주 해오고 있는 연구소 대표 프로그램으로 계절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고 있어요. 겨울이면 당연히 야외활동을 안 한다고 생각하지만, 겨울 산이야말로 생태를 배울 기회죠. 열매껍질을 주우며 어떤 식물이 자라는지 배우고 앙상한 나뭇가지 속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는 식물의 눈(芽)을 직접 만날 수 있죠”
이외에도 산들생태연구소에서는 사찰생태탐방, 숲 체험 교육 등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부터 숲과 계곡, 산지와 습지를 아울러 공부하는 자연생태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또 숲에서 줄을 이용해 자연을 놀이터로 만들어주는 ‘생태 줄 놀이’도 배울 수 있다.
“숲에서는 아이와 어른으로 구분하지 않아요.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가 친구죠. 그래서 저도 숲에서는 김연도라는 이름 대신 ‘곰솔’이라는 별명을 씁니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도 어치, 솔마루 등 별명을 쓰고 아이들과 수강생도 저희를 그렇게 불러요. 그래야 진짜 편하게 숲을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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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생태연구소는 양산보다 부산과 창원 등 인근 지역에서 인지도가 더 높다. 다른 홍보 없이 처음에 했던 이들과 쭉 함께하다 보니 연구소가 양산에 있음에도 다른 곳에서 온 분들이 많다. 그나마 올해 양산시 평생학습동아리 지원을 받게 되면서 지역에 소문이 퍼지고 있다.
“저희를 찾아주는 곳도 양산보다는 인근 지역이 많았기 때문에 양산시민의 참여율이 낮은 편이죠. 지금까지는 이런 상황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난달 열린 평생학습축제에 참가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평생학습축제에서 진행한 생태체험과 나무 열매로 장식품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시민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김 소장은 숲 체험과 관련해 양산시민의 관심을 확인했으니 올해는 양산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다. 새 학기부터 지역 어린이를 위해 작은 생태놀이터를 운영하고 학교 생태 강의, 지역 내 자연생태 전문가 양성 등을 계획하고 있다.
“숲에 꼭 가야만 생태를 배우는 건 아니에요. 학교 강의를 나가면 교정에 자란 식물을 보며 생태를 배우거든요. 결국 길가에 자라는 나무와 풀도 우리 생태의 일부에요. 내년부터는 학교에서 이런 강의도 하면서 우리 아이들과 시민에게 양산의 아름다운 생태를 더 알리고 싶어요”
문의_010-2618-8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