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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린가 쓰라린가 영천인가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소~” 양산문화원 문화학교 ‘경기민요반’ 회원들은 강사의 장구 소리와 선창을 따라 민요를 부른다.
“여기서는 음의 높낮이가 확실해야 합니다. 다시 따라 해보세요” 회원들은 신명나는 가락에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며 목청을 높인다. 스승의 가르침을 놓칠세라 필기까지 하며 열심이다.
사실 배우고자 한다면 대중가요가 더 쉽고, 어느 자리에 가서도 노래 한 곡 뽑기가 수월한데 굳이 경기민요를 선택했을까. 이유는 간단하고 당연했다. 바로 우리 노래라는 것이다.
“우리 뿌리니까 우리가 해야죠. 사회가 서구화되면서 우리 것을 너무 잊어가고 있어요. 이젠 오히려 생소하기까지 하니까요. 우선은 우리 것을 먼저 알아야 발전도 있는 거겠죠” (이정숙 회원)
마음 깊은 곳에서 내뱉는 말
노래 한 곡조에 속 시원해져
서울ㆍ경기ㆍ충청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요인 ‘경기민요’는 민족의 심성과 정서를 솔직하고 소박하게 담아내는 서민 노래다. 특히 경기민요는 남도소리에 비해 한 글자에 여러 음이 붙은 선율이 많다. 이 때문에 가락 굴곡이 유연하면서도 다채롭고 소리가 맑고 분명하며 음색이 부드럽고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회원들은 소리를 하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정서적인 치유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인간 내면 깊은 바닥에서 나오는 희로애락의 정서를 부르기에 무게감이 대중가요보다 더하고 충분한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경기민요반을 이끄는 김동연 강사는 “소리를 소화해내다 보면 당시 서민이 겪은 애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며 “그 감정은 지금 우리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경기민요를 통해 기쁨과 슬픔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을 접하며 일상에서 풀지 못한 것들을 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경기민요의 매력을 잘 설명하는 김 강사의 알찬 강의 덕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자랑했다.
최맹규 회원은 “선생님이 대단한 분”이라며 “열정 하나로 회원들을 최선을 다해 가르치시고 초보자도 누구나 쉽고 편안히 경기민요를 익힐 수 있도록 배려 해준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이 소리 하나로 친구가, 그리고 가족이 되는 이들. 그리고 스승과 제자들이 뿜어내는 소리에 대한 열정.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이들이지만 결국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회원들은 이미 ‘명창’이다.
김동연 강사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소리, 경기민요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곡을 익히고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렵지 않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