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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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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 대변할 국회의원 가능해
여야 이해타산 복잡하지만
웅상주민 기대 부응할
지역출신 정치인 여망 높다
변방의 웅상에 봄은 올 것인가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이 잘못됐다면서 내년 말까지 법 개정을 요구함으로써 우리 양산도 변화의 물결을 타게 됐다. 우리 시 인구가 전국 선거구 간 인구 편차 상한선 이상이므로 두 개로 쪼개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결정대로 선거구가 조정된다면 우리 시는 시청 소재지와 물금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서부와 천성산 너머 웅상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부지역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웅상지역은 4개 동 자체만으로는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기 때문에 인접한 상ㆍ하북면이나 동면 지역과 함께 묶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선거구 지정방식이었던 웅상+상ㆍ하북면 선거구가 더 설득력이 있다. 어찌 됐든 웅상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소외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정치적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헌법재판소 결정대로 교과서적인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작업이 국회에서 이뤄진다는 전제가 붙긴 하지만 말이다.
천성산 너머 서창, 소주, 평산, 덕계 4개 동으로 이뤄진 웅상지역은 조선 시대 말기 지방행정구역 개편이 있기 전까지는 울산의 큰 틀 아래 있었다. 8도 재편으로 당시 양산군에 편입된 이후 100년 이상 양산시민으로 살고 있지만 조상의 혈연이 그리 쉽게 잊힐 리 없는 것처럼 주류에 진출하지 못하는 변방의 소외감을 안고 살아왔다.
이런 피해의식을 조장하고 자의로 이용해 온 건 오히려 정치인이다. 1990년대 들어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고 시민 정치의식이 높아지면서 선거를 통한 시민의식이 선명해졌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그 표출이 두드러졌다. 민선 6기를 지나는 동안 지자체 수장인 시장선거에서 웅상지역 주민 자괴감은 날로 커져만 갔다.
시장 후보조차 스스로 배출해 보지 못한 그들은 자치시대 주역보다는 들러리로 스스로를 폄하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런 가운데 선거 때만 되면 웅상지역에 모든 것을 다 해줄 듯 내세우는 정치인 허언에 솔깃해 표를 주고 마는 자신을 지켜봐야 했던 것이다.
그들은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지방선거 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에 대한 정당공천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들으며 한 가닥 희망을 가졌다. 시장선거에서 정당후보공천이 없어진다면, 웅상지역 주민 모두 똘똘 뭉쳐 토박이 후보 한 사람을 밀면 승산이 있겠다는 순진한 계산이 오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판에서 그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해 버리자 웅상 토박이 후보론은 금세 물 건너가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제 웅상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낼 수 있다는 바람이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자, 새로 짜여질 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일단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쾌재를 부를 만하다.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던 송인배 전 당협위원장은 최근 주소를 물금신도시로 옮겼다는데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궁금하다.
만약 선거구가 물금신도시+동면ㆍ원동ㆍ중앙 3개동과 웅상+상ㆍ하북면으로 나뉠 경우 현역인 윤영석 의원은 재고의 여지가 없지만, 송인배 전 후보는 손익계산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역대 선거에서 웅상지역 표심이 보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해를 거듭할수록 야권 성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도시 유입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의 개표 결과만 두고 본다면, 웅상 4개동 개표 결과는 여당 1만7천16표, 야당 1만6천95표로 921표 차이에 불과했다.
웅상지역 주민의 토박이 정치인 갈망 정서도 간과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역 출신 정치세력의 부족에 목마른 주민은 의외의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다수 지역 정치인이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정희 전 경남대 교수의 권토중래와 박인 도의원의 깜짝 변신 등이 시중에 회자하고 있다. 이부건 전 시의원, 이장권 전 도의원의 이름도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거론되고 있다. 김양수, 허범도 전 의원 이름도 나오고 있지만 지역 정서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송인배의 지역구 선택 여부에 따라서 새로운 인물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지역 연고성이 담보돼야 승산이 있을 것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선거구 조정 결과가 웅상지역 주민의 오랜 소외감을 불식하고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훈풍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