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현장연수 ‘생태관광’
‘자연’이라는 명품으로 되살아나는 마을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4/11/18 09:35 수정 2014.11.18 10:05
전남 진도군 관매도ㆍ고흥군 팔영산 평촌마을ㆍ광주 무등산 평촌마을

지역민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함께하는 명품마을 만들기








전국 국립공원 구역 안에는 130여개 자연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생태계 보전이 잘된 국립공원은 대부분 농어촌지역에 있다. 따라서 공원구역 내에 거주하는 주민은 각종 규제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다는 불만과 민원을 많이 제기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립공원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명품마을(名品村)’을 조성해 주민 소득 증가는 물론, 탐방객을 불러 모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국립공원 내 마을 자생할 수 있도록
주민이 직접 프로그램ㆍ상품 개발


명품마을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천혜 자연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주민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며 소득 수준도 높여주기 위한 취지에서 지난 2010년 조성하기 시작했다. 제1호 명품마을이 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내 ‘관매도’를 시작으로 모두 10곳이 지정돼 있다.

명품마을로 지정되면 마을 환경 개선과 인프라 확충 등 자연생태 자원을 활용해 소득과 연계하는 각종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이 사업비는 공원 외 마을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ㆍ지역 음식 개발과 주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연구, 마케팅으로 사용한다. 건물 신축 등으로 마을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즐길 거리를 만들어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 전국 국립공원 내 10개 명품마을이 조성돼 있으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7년까지 명품마을을 18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공원 내 명품마을 사업을 이끌어 온 최종관 다도해양국립공원 서부소장은 “관광객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국립공원 마을은 마을 내 자연을 최대한 보존한 상태로 지역 특화 음식, 특산물ㆍ지형을 활용한 체험 등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며 “명품마을 역시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자연환경과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지역주민이 자연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독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걷고 싶은 매화의 섬, 전남 진도군 ‘관매도’

↑↑ 지난 2010년 제1호 명품마을로 조성된 전라남도 진도군 관매도 전경.

관매ㆍ관호ㆍ장산편 3개 마을에 주민  200여명이 사는 전라남도 진도군 관매도는 주민 80% 이상이 60대 이상인 고령화 마을이다. 어촌과 농촌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며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이곳은 지난 2010년 국립공원구역 조정 때 공원구역 해제대상 마을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지역주민이 자원보존 중요성과 가치를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존치 의사를 밝히며 국립공원으로 재지정, 이후 제1호 명품마을로 거듭났다.

‘걷고 싶은 매화의 섬’ 관매도는 관매 8경과 주민 공동으로 조성한 마실길(3㎞), 피톤치드(곰솔숲)길, 습지관찰로, 해당화 길을 조성해 탐방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산이 낮아 1시간 30분 정도면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산책할 수 있다. 봄이면 주민이 마을 곳곳에 심은 매화의 우아함을 느낄 수 있으며 가을이면 메밀꽃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관매도 주민으로 구성된 명품마을운영위원회는 ‘삼굿구이’(증기를 이용해 농ㆍ수산물을 익혀 먹는 것), ‘자전거 투어’, 해조류 건조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에게 일상을 벗어난 신나는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관매도 특산물인 ‘톳’을 활용한 톳 칼국수, 톳 빈대떡, 톳 튀김은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특별한 맛으로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 관매도 삼굿구이 체험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박휘성 안내사는 “관매도가 여느 마을보다 주목받은 이유는 주민의 친절과 배려 덕분”이라며 “계속해서 관광객이 찾는 마을이 되기 위해 주민이 직접 사계절 체험 거리를 기획했으며 관광객에게 언제든지 편안하게 재방문할 수 있도록 숙박비와 체험비 등을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치유 마을, 전남 고흥 ‘팔영산 평촌마을’


전남 고흥에는 특이한 산이 있다. 산 하나가 여덟 개 봉우리를 동시에 보여준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팔영산’이 그곳이다. 팔영산 입구에 있는 평촌마을은 10가구, 단 13명이 거주하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마을 내 돌담과 전통 가옥이 눈길을 끌며 특히 주변에 기와 가마터 유적지, 팔영산오토캠핑장, 능가사, 나로우주센터, 남포미술관 등 문화와 휴식공간이 어우러져 관광객에게 ‘치유 ’마을로 주목받고 있다.

↑↑ 전남 고흥군 팔영산 평촌마을에 있는 ‘팔영산 편백숲’.

특히 마을 인근에 끝없이 펼쳐진 팔영산 편백숲은 단연 인기다. 3.5km에 펼쳐진 편백나무 숲은 길마다 모두 6개의 갈림길이있으며 온종일 머물러도 지겹지 않은 치유공간이다. 편백숲 속에서 생태해설가와 걸으며 편백 열매 향 주머니 만들기, 기체조 등 숲 체험도 할 수 있다.

↑↑ 명품마을은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활용해 특별한 맛을 선사하거나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체험 프로그램을 관광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팔영산 평촌마을 모시 송편 만들기 체험 모습.

이외에도 평촌마을 부녀회 주도로 고흥 특산물인 유자ㆍ석류 판매, 모시 송편 만들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관리공단 추희선 안내사는 “마을 구성원이 13명이고 대부분 고령이기 때문에 당장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ㆍ운영하기는 어렵지만, 관리공단 안내사가 현장 지원을 나와 마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딧불이가 사는 광주 무등산 ‘평촌마을’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 북쪽 자락에 자리한 ‘평촌마을’은 동림ㆍ우성ㆍ담안ㆍ닭뫼 등 4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평촌마을은 국립공원 지정 이전, 광주시가 생태환경복원사업의 하나로 지난 2011년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동림천에 다슬기를 방류했으며 전통마을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 솟대 200여개와 장승 2기를 세웠다.

2012년 환경미화를 위해 구절초, 쑥부쟁이, 해바라기 등을 심고 국립공원으로 편입된 2013년에는 무돌길쉼터, 농산물 판매장 조성, 주민이 직접 만든 약초비누, 콩비지 부침개, 향초 공예품 등을 지역 특산품으로 개발했다. 분청사기 도요지이기도 한 이곳은 ‘무등산 분청사기’를 만들 수 있는 평촌도예공방을 운영하며 명품마을 조성 전부터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3월 제10호 명품마을로 선정된 이후 관리공단의 지원이 더해졌다. 마을 초입에 있던 마을회관 1층은 회관, 2층은 민박시설로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고쳤으며 농촌체험장 보수, 마을 벽화사업 등으로 마을 외관을 한층 깔끔하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청정수역인 중암천에 도심에서 사라진 반딧불이 개체가 복원돼 밤이면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수서 곤충을 관찰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 무등산 평촌마을 분청사기 체험.

정태영 평촌마을 이장은 “명품마을 지정 후 주민들은 마을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주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명품마을은 다양한 특성으로 탐방객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안정화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명품마을 1호 관매도가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자 생태관광 인프라 구축을 우선 지원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이 사업에 중심에 있는 만큼, 주민 간 화합이 잘돼야 한다. 소득이 생길수록 주민 간 오해와 반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마을사업의 성공 여부는 주민 간 화합에 달린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매달 사업 참여 주민을 모아 교육을 겸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명품마을 사업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이런 부분을 제도적으로 극복할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