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로서 과학성과 미적 표현대상으로서의 조형성을 모두 갖췄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위대한 문자이자 우리 민족의 자부심인 한글. 그런 한글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거기에 그윽한 묵향이 더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환상 조합일 것이다.
목요일 오후 2시면 양산문화원 강의실에는 한글과 묵, 이 환상 조합을 즐기는 이들의 열기로 뜨겁다. 평일 오후임에도 그윽한 묵향을 풍기며 힘 있게 글씨를 써내려가는 양산문화원 한글서예반 수강생들은 “마음과 시간을 다스리고자 취미로 서예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 다수가 전국대회서 수상ⓒ
“열정으로 가르치고 배운 덕”
김종환 강사가 이끄는 한글서예반은 지난해 6월 개설했다.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수강생 실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지난해 양산문화원 문화한마당 출품 전시를 시작으로 지난 7월에 열린 ‘2014 관설당전국서예대전’에서 수강인원 중 과반수가 넘는 이들이 특선과 입선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관설당전국서예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한 김금애 회원은 “서예라는 취미를 가지면서 행복을 찾은 것 같다”며 “취미로 시작했지만 서예로 전국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니 서예에 더 애착이 생긴다”고 말했다.
관람객도 쉽게 작품 이해할 수 있고
한글 형태의 아름다움 즐기기 좋아
서예 하면 한문서예를 떠올리고는 ‘서예는 어려운 것’이라고 일반화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어려운 한문 때문에 서예 작품을 그림처럼 형태만 보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한글은 우리 글이니 관람객이 작품 의미를 쉽게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한글 형태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수강생들은 “정자, 고체, 흘림체 등을 배우며 기초를 익힌 후에는 배운 것을 활용해 나만의 서체를 만들어보는 즐거움도 있다”며 한글서예를 자랑했다. 이들은 특히 “한글서예반을 누구보다 애정으로 이끄는 강사님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배울 수 있으며 자기 계발하기에도 유익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종환 강사는 “동양 예술문화의 꽃인 서예가 다시 부흥하길 바란다”며 “취미로 마음을 닦고 일상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기에 서예만 한 것이 없으니 관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도전하라”고 말했다.
멋진 서체와 함께 글 속 깊은 뜻을 한 자 한 자 아로새기며 작품을 써내려가는 한글서예반 수강생들은 한글이 가진 아름다움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또 다양한 대회에 출전해 양산 서예인 실력을 선보일 것이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