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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오후 1시면 서창동에 있는 (사)희망웅상 사무실은 아름다운 우쿨렐레와 노랫소리로 가득 찬다. 우쿨렐레 동아리 ‘아름다운 연대’ 연습 날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웅상지역 다문화여성과 지역주민, 희망웅상 자원봉사자 20여명이 모여 만든 동아리로 연령대 역시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아름다운 연대는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 복지재단이 함께 지원하는 ‘다문화여성커뮤니티지원 2014 희망날개’ 사업의 하나로 지난 5월 창단했다. 다문화여성을 위한 사업이긴 하나 지역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회원을 구성했다.
희망웅상 부설 이주민센터 류경혜 센터장은 “다문화여성은 동아리 활동으로 한국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지역주민은 다문화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되기 위해 아름다운 연대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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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여성 인식 개선에도 한 몫
창단한 지 6개월밖에 안 됐지만 이들은 벌써 다섯 차례나 무대에 올라 실력을 뽐냈다. 웅상 내 작은 무대부터 양산시 자원봉사ㆍ주민복지ㆍ평생학습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지난 10월에는 서울에서 열린 ‘2014 희망날개 윙크 페스티벌’에도 참여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다. 동아리 대표를 맡은 원지혜(34, 베트남) 씨는 첫 수업 때 생전 처음 본 악보에 당황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원지혜 씨는 “베트남 학교에는 음악 수업이 따로 없기 때문에 아름다운 연대 활동을 하며 악보와 음표, 박자 기호 같은 것을 처음 봤다”며 “다른 베트남 친구들도 악보와 박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많이 힘들어했는데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몽골에서 온 우네르(30) 씨 역시 “동아리에서만 아니라 집에서도 아들을 위해 우쿨렐레를 연주하고 함께 노래하니 예전보다 더 많이 웃고 노래도 부르며 더 재미있는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 다문화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보면 주로 한국인이 가르치는 역할을 담당하고 다문화여성들은 그 가르침을 받기만 하는 상황이 많다. 하지만 아름다운 연대는 서로 멘토와 멘티가 돼 주고 있다.
아름다운 연대에 합류한 지 1개월 된 김미선(47) 씨는 “우쿨렐레라는 악기를 접한 것도, 실제로 배워본 적도 처음이라 저보다 실력 좋은 다문화여성들로부터 도움받고 있다”며 “말보다 음악으로 소통하니 다문화여성도 나와 똑같은 한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문화여성 대상 한글교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박외숙(43) 씨도 “한글교실에서는 제가 일방적으로 이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서로를 깊이 알 수 없었고 수업 외 일상적인 대화는 잘 못 해본 게 사실”이라며 “아름다운 연대를 통해 마음속에 있는 말까지 할 수 있는 사이가 된 것이 참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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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 전통 노래 배우며 다문화 이해
이곳에서 배우는 것은 우쿨렐레뿐만이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등 각 나라 동요나 민요를 그 나라 언어로 익히고 있다. 최근엔 아프리카 전통악기인 카주도 배우고 있다.
류경혜 센터장은 “아름다운 연대 가입을 희망하지만 우쿨렐레 연주가 맞지 않거나 자신 없어 하는 분들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쉬운 악기라는 카주도 배울 수 있게 했다”며 “아름다운 연대는 이름 그대로 ‘음악’이라는 아름다운 언어로 다양한 사람이 함께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연대 회원들은 “바쁜 일상에서 동아리 활동은 나를 돌아보고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소중한 곳”이라며 “앞으로 지역행사에도 많이 참여해 역동적인 기운이 필요한 곳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연대와 함께하길 원하는 이는 희망웅상 부설 이주민센터(366-2353)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