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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 양산문화원 문화학교를 만나다 생활규방공예반
정성 깃든 바느질로 전통 잇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4/12/02 10:29 수정 2014.12.02 10:28




오방색 실과 천으로 만들어내는 규방공예는 전통의 멋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천연세상이다.

서양에서 들어온 퀼트와 십자수에 밀려 ‘옛것’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의 솜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규방공예야말로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우리의 전통문화다. 이렇듯 옛 여인들 손끝에서 탄생해 전해져온 한 땀 한 땀 꼼꼼한 손바느질 속 한국적 아름다움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양산문화원 문화학교로 운영하고 있는 ‘생활규방공예반’이 그곳이다. 생활규방공예반 수강생 12명은 매주 수요일에 모여 문화원을 사랑방으로 만든다. 이들은 전통 손바느질이 좋아 모였고 조상들의 기법을 재현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규방공예
바느질, 자수 어우러진 명품 만들어

‘규방’은 부녀자가 거처하는 방을 말하는 것으로 조선 여인의 일상생활 공간일 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가 이뤄지던 곳이다. 규방공예는 한국 여인의 문화공간을 현대에 계승하고 재창조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생활규방공예반에서 배우는 것 역시 전통과는 조금 다른 현대식으로 재창조한 공예다. 생활규방공예반을 지도하는 김순희 강사는 외면받는 전통에 현대를 아우르는 작업을 통해 많은 이가 쉽게 규방공예를 접하도록 이끌었다.

김순희 강사는 “규방공예부터 전통미술, 천연염색까지 다양한 분야를 배웠지만 단순히 배우는 것을 넘어 많은 이들이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전문가 역할”이라며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규방공예 영역을 지도하지만 전통 손바느질법과 우리 선조의 정신적 가치, 생활양식까지 강의하며 수강생들이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규방공예를 돈 많은 부잣집 사모님이 하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공예라고 생각해 입문을 꺼리는 이들이 많아 아쉽다”며 그동안 만든 작품을 꺼내 놓았다. 색실로 수 놓은 손수건부터 주머니, 의복 등 은은하고 단아함이 깃든 작품들이다.

특히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든 ‘조각보’는 규방공예의 꽃이라 할 정도로 기하학적인 형태가 멋스러웠다. 수강생들이 저마다 한두 장씩 들고 나온 조각보를 펼쳐 드는데 아름다운 색상과 디자인은 물론 남은 천을 활용한 선조의 지혜까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김 강사는 “규방공예는 시간과의 싸움으로 간단히 설명만 들어도 집에서 혼자 충분히 할 수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2~3시간 정도면 충분히 자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며 “천연염색, 바느질, 매듭, 자수가 어우러지면서 매 작품이 이 세상 딱 하나뿐인 명품이기에 수강생 손에서 나오는 작품 모두가 엄청나게 가치 있다”고 규방공예의 매력을 자랑했다.

그는 이어 “규방공예가 또 다른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며 “규방공예반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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