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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작은 재능이라도 기부할 수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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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재능이라도 기부할 수 있어 행복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1/06 10:06 수정 2015.01.06 10:05
봉사가 즐거운 장지현ㆍ김나연ㆍ김민지 학생




↑↑ 사진 왼쪽부터 장지현, 김나연, 김민지 학생과 우렁각시봉사회 고정숙 회장.
휑하고 낡은 중앙동 장동경로당 벽을 화사하게 꾸미기 위해 세 학생이 모였다. 같은 학교도 아니고 나이도 다른 이들은 우렁각시봉사회(회장 고정숙)의 도움 요청으로 함께하게 됐다.

경로당 벽에 벽화를 그리기 위해 모인 장지현(21), 김나연(18), 김민지(17) 학생은 고정숙 회장과 함께 지난 10월 말부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모여 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양산제일고등학교. 고 회장은 양산제일고 학생ㆍ학부모 봉사동아리 ‘양산제일맘’ 회장을 맡은 적 있고 지현 학생은 양산제일고 졸업, 나연 학생은 재학 중, 민지 학생은 올해 입학을 앞두고 있다.

고 회장은 “세 친구의 엄마는 저와 함께 우렁각시봉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지현이를 제외한 두 친구도 함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이전부터 이 친구들은 제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친구들의 재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벽화 그리기 때 도움을 요청했는데 흔쾌히 참여해줘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벽면 하나에 자기만의 그림 그려
“아무나 할 수 없는 재능기부라 좋아”


이들은 장동경로당 벽면에 닭과 꽃, 나무, 개나리, 젖소 등을 그려 넣었다. 각자 한 면씩 담당하고 벽화 주제였던 ‘고향의 봄’에 맞는 그림을 구상하고 표현한 것이다.

세 학생은 “경로당이라 어르신들이 벽화를 봤을 때 절로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아질 수 있도록 밝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특히 개나리를 그린 벽에 벌이 수시로 날아와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얼마나 잘 그렸으면 벌까지 헷갈리게 할까’라고 장난치기도 했다”며 웃었다.

특히 이들에게 이번 벽화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누가 시켜서 하는 봉사가 아닌,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책임을 지고 활동하는 것이라 시험이나 과제가 있어 바쁠 때도 꾸준히 나와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이지만, 미술을 배우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역량을 펼칠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나연 학생은 “아무래도 벽화가 평범한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달라서 미술을 배우고 있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작업할지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어서 다른 봉사보다 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현 학생은 “입시 미술이나 평소 그림을 그리면 평면인 도화지에 그리는데 서 있는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게 낯설고 힘들었다”면서 “페인트 농도 조절이나 색을 만드는 게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벽화 그리는 법을 터득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지 학생은 “벽화를 색칠할 때는 부모님도 함께했는데 저희가 그린 그림을 보고 칭찬해주셔서 뿌듯했다”며 “특히 어르신들이 지나가면서 정말 예쁘다며 고맙다고 말씀해주실 때는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세 학생은 이번을 계기로 재능기부 봉사의 재미를 알았다며 벽화를 비롯해 어르신과 함께 도자기에 그림 그리기 등 미술과 관련된 봉사를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동안 어른들이 시키는 것만 하는 수동적인 활동에 익숙했었는데 내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 기뻤다”며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고 우리와 함께 좋은 일을 할 친구들도 양산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장지현(21) 학생이 그린 벽화.
↑↑ 김나연(18) 학생이 그린 벽화.
↑↑ 김민지(17) 학생과 고정숙 회장이 함께 그린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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