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도서관을 방문하던 엄마들이 더 좋은 도서관을 위해 자발적으로 봉사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일만 돕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공부하고 공연도 했다. 웅상도서관 봉사 동아리 ‘오아시스’(회장 박윤희)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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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시작은 2000년. 아이들과 함께 찾던 웅상도서관에 애정이 생기고 도서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웅상도서관 봉사회’라는 이름으로 서가 정리, 신간도서 작업, 도서관 청소 등을 돕게 됐다.
이들은 단순한 도움 주기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동화구연도 시도했다. ‘책 읽어주기’가 좋은 반응을 끌자 이들은 웅상도서관에 체계적인 도움과 봉사를 할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동아리 이름을 ‘오아시스’로 바꾸고 도서관 행사 지원, 이야기 극장 운영 등 활동을 넓혀갔다.
박윤희 회장은 “사막의 생명수가 오아시스인데, 웅상도서관도 문화 불모지인 웅상에 ‘오아시스’같은 존재”라며 “당시 웅상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도서관뿐이었고, 그래서 이 공간을 꾸미고 더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서 회원들이 힘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2010년 8월, 웅상도서관이 현재 장소로 이전한 후에는 도서관의 배려로 ‘자원봉사자실’까지 갖게 됐다. 그동안 도서관 발전에서 오아시스의 도움이 컸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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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들의 활동은 더 활발해졌다. 매주 첫째 주 토요일에는 월례회를 하고 활동에 대해 회의를 한다. 한 달에 한 번,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 견학 프로그램도 이들의 몫이다. 특히 오아시스가 한 달에 두 번 진행하는 ‘이야기극장’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박 회장은 “이야기 극장도 전적으로 오아시스에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공연에 책 3권을 읽어주는데 책 선정부터 동화책 속 그림만 따서 배경화면을 만들고, 동화구연과 조명, 음향까지…. 회원들 손을 안 거치는 게 없다”면서 “책 선정만 해도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 될 만한 것을 골라야 하니 독서에 대해 공부해 책 보는 안목을 키웠고 포토샵, 파워포인트 등 컴퓨터 프로그램까지 배워가며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력 덕에 회원들은 독서지도사자격증부터 동화구연자격증을 가지게 됐다. 아이들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지만, 자기계발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깨닫게 된 회원들은 각자 관심 있었던 공부에 도전해 각종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정은경 부회장은 “회원 모두 독서와 동화는 기본이고 거기에 논술, 한자, 한국사, 리더십, 수학, 풍선, 종이접기, 실버체조 유아보육, 사회복지사, 음악치료 등…. 다 이야기 하자면 끝도 없다”며 “회원들의 재능이 모여 오아시스가 더 다재다능한 동아리로 발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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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회원들의 재능을 활용해 지난해에는 ‘양산시민을 위한 양산문화 알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양산 시화와 시목에 대한 전설, 양산 설화 알리기 등 지역 역사부터 전통 부채ㆍ연 만들기, 다도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행했다.
이들은 “문화 인프라가 웅상에 부족하다고 느껴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양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에서 최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며 “오아시스일 때는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치지만, 웅상에 더 많은 문화 봉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개별적으로 문화교실에서 강의하기도 한다. 저희로 인해 웅상에 다양한 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고 웃었다.
오아시스 봉사단은 “우리 재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쓴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봉사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웅상과 도서관, 아이들을 위한 봉사에 앞장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