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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락은 화려한 꾸밈없이도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기한 힘을 갖고 있다. 현란한 기계음이 첨가되지 않아도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자연스럽고 풍부하게 담아내는 것이 바로 국악의 묘미다.
2008년 개설한 양산문화원 문화학교 사물놀이반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모여 연습한다. 이들이 모이는 날이면 문화원 전체에 꽹과리와 장구, 징과 북소리가 어우러진 흥겨운 가락이 울려 퍼진다. 회원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소리의 강약과 리듬을 조절하고 있는 이는 황분연 강사. 황 강사는 (사)한국국악협회 양산시지부 부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에 사물놀이의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다.
황 강사는 “사물놀이는 장구, 북, 징, 꽹과리 등 4가지 농악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화합을 이뤄내며 만드는 소리”라며 “조화로운 소리를 내기 위해서 회원들은 자신의 소리와 다른 이의 소리를 함께 듣고 배려하며 한 가족처럼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물놀이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소리
회원들은 투박하면서도 진솔하고 강한 힘이 느껴지는 북소리, 저 멀리 전장에 나가 있는 지아비를 부르는 지어미의 사랑가 징소리, 그리고 천지를 깨우는 꽹과리 소리 등 악기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가 한국인이라면 친근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회원들은 “사물놀이를 배우면서 요즘 사는 맛이 제대로 난다”며 “장구는 장구대로, 꽹과리는 꽹과리대로 배우는 재미가 다 있고 이곳에 오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함께하며 친구가 되는 멋진 일도 만날 수 있다”고 자랑했다.
특히 무엇보다 사물놀이를 하며 악기를 신나게 두드리다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타악기가 주는 경쾌함이 삶에 희열을 주는 것이다. 사물놀이를 배우고 난 후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는 이들은 지난 10월에 열린 ‘2014 양산예술제 농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황 강사는 “회원 모두가 상을 바라고 이 자리에 모여서 연습한 것은 아니지만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가 배워온 것을 인정받았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에서 사물놀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더 열심히 가르치고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로를 믿지 못하면 소리가 따로 놀아버리는 사물놀이 특성상 호흡 하나가 한 사람의 것처럼 울려 퍼져야 한다. 사물놀이반 회원들이 만들어 내는 조화로운 소리처럼 이들은 ‘사물놀이’ 안에서 서로 믿고 따르는 신뢰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실력을 더 연마해 우리 전통 가락을 지켜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웃었다. 우리 것은 우리가 아니면 지킬 사람이 없다고 사물놀이를 향한 진한 사랑을 표현하는 이들, 사물놀이반이 만들어 낼 조화로운 우리 소리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