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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마음의 문 열게 만드는 한 끼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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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 열게 만드는 한 끼 식사”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2/10 10:32 수정 2015.02.10 10:30
매달 장애인들 위해 무료로 식사 대접하는

명동 ‘횟집 통사시미’ 김시준 씨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소외된 이웃께 맛있는 식사 한 끼를 대접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명동에서 ‘횟집 통사시미’를 운영하는 김시준 씨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3년 3월 식당을 개업한 김 씨는 개업 직후부터 웅상지역 내 소외된 이웃에게 매달 셋 째주 월요일마다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이곳으로 오기 전 부산에서도 음식점을 했는데 그때 동네에서 청년회 활동을 하며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했어요. 그러다 명동으로 오고 그 활동을 이어가는 게 당연하다 생각해 주변에 사는 어르신께 식사하러 오시라고 했는데 제 도움이 필요 없는지 잘 안 오시더라고요. 그래서  지인께 이런 활동을 하고 싶다 했더니 웅상여성장애인작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소개해주셔서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김 씨의 가게는 동네에서도 소문난 맛집으로 꼽힌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밥을 먹으러 오는 웅상여성장애인작업장 식구들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가게 운영 준비로 바쁜 시간에 자신들이 피해를 주는 게 아닌가 해서다.

이귀붕 작업팀장은 “매번 귀찮을 법한데도 따뜻하고 맛있는 밥을 대접해줘 늘 감사하고 죄송할 따름”이라며 “저희에게 베푼 따뜻한 한 끼에 세상의 정을 느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장애인작업장 직원들은 “그냥 밥과 국이면 충분한 데 늘 잘 차려진 한 상을 주신다”며 “부족한 게 없는지 늘 봐주시고 신경 써주시는 덕에 몸이 불편한 우리도 소외된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까지 먹게 해주신 분”이라며 입을 모았다.


봉사가 아닌 당연히 해야 할 일
도움 필요한 곳에 식사 대접하고파


매달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제가 좋아서 하는 활동”이라며 웃었다.

“봉사도 아니에요. 식당에서 음식을 하는 건 당연하니까요. 그걸 이렇게 칭찬해주시고 제 이야기까지 들어주시니 쑥스럽네요. 제가 말 수가 없어서 따뜻하게 맞이하지도 못하는 데 오히려 죄송하기도 하고요. 다른 이유 없이 그냥 이분들이 맛있게 드시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하는 거죠”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며 살고 싶다는 김 씨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그 자체가 행복이고 여러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까지 나눌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저희가 식당을 운영하는 동안에는 계속 식사 대접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식당을 열었을 때부터 마음먹은 일이기도 하고 지금은 당연한 일이 됐으니까요. 저희가 대접하는 소박한 점심 한 끼일 뿐이지만 그 한 끼를 기쁘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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