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흑마늘 연구해 맛ㆍ품질 뛰어난 제품 개발
“건강한 삶 전파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기업 되고파”
마늘의 효능을 직접 체험한 뒤 잘하던 일까지 그만두고 마늘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연히 먹은 마늘에 말 그대로 ‘미친’ 것이다. 하루라도 마늘을 먹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마늘 전도사’, 주남동에서 (주)참울식품을 운영하는 이병홍 대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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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조계에서 활동하던 이 대표가 바쁜 일상에 지쳐갈 때쯤 접한 것이 ‘흑마늘’이었다. 흑마늘이 피로회복에 좋더라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흑마늘 효능을 몸으로 직접 확인했다.
“흑마늘을 먹기 전에는 몸에 좋다는 각종 한약과 보약을 찾아 먹었죠. 그런데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어요. 그러다 반신반의하며 흑마늘을 먹었는데 피로회복에도 좋고 피부도 몰라보게 좋아지더라고요. ‘마늘은 인간을 위해 신이 내린 선물이구나’하고 생각했죠”
흑마늘 효능을 경험한 이 대표는 본업보다 ‘어떻게 하면 마늘의 장점을 알릴까’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됐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마늘이 정말 좋은데, 이 대표가 주변에 마늘을 추천해도 매운맛과 냄새 때문에 꺼리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흑마늘을 활용한 즙이나 제품 중에도 맛이 없거나 냄새가 고약한 것들이 있죠. 먹기 쉬우라고 가공한 제품인데 오히려 더 먹기 힘들게 만드는 걸 보고 고민했어요. 마늘을 어떻게 하면 먹기 쉽게 만들까 하고요. 그렇게 사업을 구상했죠”
이 대표가 흑마늘 사업에 뛰어들 때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던 이가 그의 아내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이 대표의 아내는 아무것도 몰랐던 이 대표에게 흑마늘에 대한 정보를 찾아주기도 하고 연구를 돕기도 했다.
“잘하던 일을 그만두고 갑자기 마늘 사업을 하니 아내 입장에선 말릴 만도 한데 다 이해해 주더라고요. 저를 돕기도 하고요. 공장 문을 처음 여는 날에는 둘이서 손잡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납품도 시작하고 몇 명 안 되지만 직원도 고용하고요. 그렇게 저와 아내 꿈이 실현돼는 것 같았죠”
제품ㆍ기술 인정받았으나
아내는 자궁암 말기 판정
이 대표는 마늘 사업에 뛰어든 2009년부터 2년간 연구와 사업 확장에만 몰두했다. 아내도 이 대표의 일 돕기에 집중했다. 이 대표의 사업은 날이 갈수록 잘 풀렸다. 흑마늘과 마늘즙 등으로 유명한 한 식품회사에서도 그 기술과 맛을 인정받아 납품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2012년 7월. 갑자기 쓰러진 아내를 안고 간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아내가 자궁평활근육종암 말기를 선고받은 것이다.
“암이 그렇게 무서운 병인지 직접 경험하니 알겠더라고요. 경영도 뒤로하고 아내를 돌봤는데 손 쓸 새도 없이 암세포가 온몸으로 번졌어요. 항암치료부터 각종 치료를 했으나 역부족이더라고요. 건강식품을 연구하던 내가, 정작 아내 건강은 돌보지 못했으니…. 죄책감도 들었죠”
암 선고를 받은 지 1년 만에 그의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땅에는 묻었지만, 가슴 속엔 묻지 못한 아내를 떠올리며 이 대표는 우울증으로 1년 남짓 방황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마늘을 먹고, 저를 돌보고, 아이들 키우고…. 그렇게 저와 가족을 위해 헌신적이던 사람을 먼저 보내 힘들었죠. 그냥 계속 울었습니다. 지금도 아내 빈자리를 극복했다고 할 순 없어요. 그래도 ‘당신 제품이 최고야’라며 웃던 그 모습이 아른거려 회사로 다시 돌아왔죠. 아내의 기대를 더는 외면할 수 없었거든요”
올해 중국 진출 계획
음식에 활용할 흑마늘 소스도 연구
1년간 방황을 끝내고 지난해 말, 이 대표는 새로운 마음을 갖고 회사로 돌아왔다. 아내는 없지만, 아내와 함께 꾸린 회사이기에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품 하나만은 최고라는 아내 말을 떠올리며 일하고 있어요. 또 회사 식구들도 내 가족인 만큼 이들을 위해 책임도 져야 하니까요. 올해는 중국으로 수출을 계획하고 있고 단순한 마늘즙, 흑마늘 생산에서 벗어나 더 많은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연구할 예정입니다”
사업 확장과 더불어 이 대표는 지역과도 함께하는 참울식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가 실제 태어난 고향은 아니지만, 마음의 고향인 양산에 지역 기업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꿈이라면 마늘의 효능을 더 널리 알리는 거죠. 많은 분이 우리 제품으로 건강하게 살고 웃는 거요. 또 저희가 잘 돼서 양산에도 다양하게 봉사, 기부할 기회도 많아졌으면 합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자라나는 기업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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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울식품 전경(사진 위)과 내부(사진 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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