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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독서하고 기부하니 이게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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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고 기부하니 이게 ‘일석이조’”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3/17 09:31 수정 2015.03.17 09:29
책 한 권당 1만원씩 모으는 독서모임 ‘호프킹장학회’

매년 모은 성금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장학금 전달




↑↑ 호프킹장학회 회원들이 지난 1년간 모은 성금 60만원을 (사)한국청소년육성연맹 양산시지회 정상수 위원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에게 전달하고 있다.
한 달에 책 한 권을 읽고 토론회를 열 때마다 지역 내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성금이 쌓인다. 그렇게 1년간 모인 성금은 3월, 신학기가 되기 전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이나 교복으로 전달한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독서와 남을 도울 수 있는 기부를 동시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호프킹장학회’다.

희망을 뜻하는 호프(hope)와 왕을 뜻하는 킹(king)을 합쳐 만든 호프킹장학회는 중부동에서 카페 ‘카페라떼’를 운영하는 최원자 씨 주최로 지난 2011년 시작했다.

“테이블이 3개밖에 안 되는 소규모 카페라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은 혼자 오시는 분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커피를 드리면 저와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은데, 이야기하다 보면 ‘책’을 주제로 할 때가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카페에 자주 오는 분 중 책에 관심 많은 분을 모아 독서토론모임을 만들게 됐어요”

모임 인원은 적다. 최 씨를 포함해 5명. 소규모 모임이다 보니 따로 회장도 정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책을 이야기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회장이라는 직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가 제안을 해 만든 자리긴 하지만, 회장이라는 역할 자체가 필요 없어요. ‘토론’이라곤 하지만 어쨌든 그냥 ‘수다’를 떠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책 선정할 때도 똑같이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반영해요. 그러니까 모두가 회장인 셈이죠”


책 한 권에 1만원 씩 모아
소액이지만 아이들에겐 ‘희망’


그렇게 모임을 몇 번 했지만 최 씨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카페에 모여 앉아 책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모임을 통해 지역에 뭔가 뜻깊은 일을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책에 대한 수다도 좋고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을 나누는 것도 좋지만, 모임때 마다 한 사람당 1만원씩이라도 모아보자고 제안했어요. 적은 금액이지만 꾸준히 하면 큰 금액이 될 수 있고, 저희가 십시일반 모은 돈이 어려운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성금이 될 거라 믿었죠”

최 씨 제안에 나머지 회원들도 동의했다. 그렇게 1년에 적게는 40만원에서 많게는 60만원까지 모으게 됐다. 그렇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 지역 내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사용됐다. (사)한국청소년육성연맹 양산지회(위원장 정상순)의 도움을 받아 지역 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6명의 아이에게 교복을 전달했다.

“기부는 저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기부’라는 단어가 거창한 느낌이잖아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적은 금액으로도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매월 한 권씩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또 좋은 일까지 한다는 보람이 생겼죠”

최 씨는 자신과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카페라떼를 찾아달라고도 말했다. 비록 지금 구성된 모임에 추가 회원은 받지 않을 계획이지만,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새로운 독서 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많이 안 읽잖아요. 그런데 책에 대한 소감을 나눌 상대가 있다면 책 읽을 맛도 나고 얼마나 좋아요. 거기다 밥 한 끼 먹는 돈으로 아이들에게 희망까지 심어주니까 더 좋죠”

최 씨는 큰일도 아닌, 이런 소소한 기부에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며 모든 사람이 호프킹장학회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더 큰 가치를 찾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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