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외관과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들어가면 인상 좋은 중년 남성이“어서 오세요”라며 반긴다.
그 앞에 가지런히 정렬된 색색의 마카롱(아몬드가루, 달걀흰자, 설탕으로 만드는 프랑스 전통 과자)과 화려한 타르트(얕은 원형 틀에 파이 반죽을 깔고 과일이나 크림을 채워서 구운 과자)에 시선을 빼앗겨 ‘뭘 먹을까’하는 기분 좋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가게 한쪽에 있는 베이킹실에서 방금 만든 딸기 타르트를 든 중년 여성이 “방금 만든 거라 신선하고 맛있다”며 딸기 타르트를 추천한다.
타르트와 함께 쌉싸름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니 남성은 커피를 내리고 여성은 먹기 좋게 자른 타르트를 준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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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냄새와 함께 환한 웃음으로 손님을 반기는 이들은 서창동에서 카페 ‘스위트맘’을 운영하는 원종훈(56), 최영미(52) 부부다.
취미로 시작한 베이킹이 부부 직업으로
원 씨 부부는 울산에서 오래 살았다. 원 씨가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도 울산에서 근무했고, 10년 전 퇴직한 이후에도 울산에서 죽 가게를 창업해 꽤 오래 꾸려왔다.
“저희 부부가 원래 음식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퇴직하고 나서도 요식업에 뛰어들었죠. 그때는 프랜차이즈 죽 전문점을 운영했는데, 가게를 하면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본사에서 재료 같은 걸 다 받아서 쓰니 ‘우리가 열심히 만들었다’고 손님들께 당당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런 고민이 들었을 때쯤 건강이 안 좋아졌고 잠시 쉬자고 결정했죠”
부부가 가게를 접었을 때 양산으로 이사를 왔다. 원 씨가 우연한 기회에 천성산을 등산하다 ‘정말 공기 좋고 조용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그것을 계기 로 서창동에 자리 잡았다. 공기 좋고 쾌적한 곳에서 휴식하며 그들은 건강도 되찾고 삶의 여유를 찾았다.
“상황이 좋아지니 집에만 있기가 또 심심하더라고요. 아이들도 다 컸고, 이제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치열하게 하는 것보다 여유로운 일이면 더 좋았죠. 그래서 카페를 생각했어요. ‘카페를 차리자’고 생각하니 바리스타 자격증 따러 다니고 유명한 카페도 찾아다니게 됐고요. 재밌더라고요”
처음에는 죽과 카페의 접목을 생각했다. 지금까지 해온 것이 있으니 거기에 카페를 접목하면 새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동네를 돌아다녀 보고 생각을 접었다. 젊은 학생과 주부가 이들의 주 고객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래서 ‘디저트’로 눈을 돌렸다. 아내인 최 씨가 집에서 종종 베이킹을 했기에 쉽게 익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취미로 하는 것과 전문적으로 하는 건 차이가 있는 만큼, 쉬는 동안 베이커리 관련 자격증을 함께 취득했어요. 같이 배우니까 카페 메뉴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의논할 수 있었죠. 처음에는 타르트를 주 메뉴로 삼았어요. 그래서 개발해 낸 종류만 10가지가 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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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맛있는 타르트를 선보이기 위해 그들은 2년 동안 유명한 타르트 전문점을 숱하게 다니며 공부했다. 그리고 다른 곳과 차별된 메뉴를 만드느라 연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스위트맘’이 탄생했다.
“카페 이름부터 메뉴 등등 정말 고민을 거듭했죠. 사실 지금 운영하면서도 계속 배우고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한 디저트
타르트를 전문으로 내세웠으나, 현재 이들의 주 메뉴는 마카롱. 화려한 색감과 자극적인 단맛에 마카롱은 호불호가 강한 디저트 중 하나지만, 이들의 마카롱은 누구나 먹기에 적당할 뿐만 아니라, 흑임자, 키위, 오렌지 등 다양한 맛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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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트가 주 메뉴면 마카롱은 사이드메뉴 식으로 판매했죠. 그런데 생각보다 마카롱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처음 저희가 내놓은 마카롱은 두 종류였는데, 손님들이 다양한 종류를 찾다 보니 매일같이 새로운 마카롱을 연구했고 지금은 모두 12종류를 판매하고 있어요”
이들은 직접 만들어보니 좋은 재료가 아니면 좋은 맛이 나지 않는다며 내 가족을 위한 음식이다 생각하고 좋은 재료로 건강한 디저트를 만든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한다면 모든 메뉴를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저희가 직접 재료를 보고 비교해 선택하고, 만드는 것까지 모든 것을 하니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죠”
연구 더 해 마카롱ㆍ타르트 전문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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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계속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타르트와 마카롱 전문점이 이곳의 미래가 아닐까 하네요. 물론 전문점으로 성장하기까지 저희가 열심히 연구하고 개발하고 인정 받아야겠죠. 하지만 노력하고 있으니 분명히 이뤄진다 생각하고 오늘도 열심히 커피를 내리고 마카롱을 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