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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사고 팔고 나누며 소통하는 양산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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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팔고 나누며 소통하는 양산 엄마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5/04 10:45 수정 2015.05.04 10:42




프리마켓(Free market)은 벼룩시장을 의미하는 플리마켓(Flea market)보다 넓은 의미로 사용한다. 중고 물품만 취급하는 플리마켓과 달리 프리마켓에서는 직접 만든 제품도 사고 팔 수 있는 게 특징. 과거에도 아나바다 운동과 함께 비슷한 형태의 시장이 존재했지만, 20~30대 젊은 층이 주도하며 최근 추세로 자리 잡은 프리마켓은 예전과 다르다.

과거에는 물건 판매가 주목적이었다면 현재 프리마켓의 목적은 즐거움과 참가자들 간 소통이다. 참가자들은 직접 고른 제품과 집에서 만든 제품을 선보이며 ‘나’를 표현하고 시민은 쇼핑과 더불어 프리마켓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문화적인 의미가 추가됐다.

양산에도 이런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다. 양산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사고 팔고 나누고 소통하는 곳, 바로 ‘너님 나님의 즐거운 프리마켓’(이하 프리마켓)이다.




물건 팔고 기부금 모아 이웃 돕기


오월의 햇살이 포근한 지난 1일 오전 10시께 남부동 삽량근린공원에 양손 가득 짐을 든 주부부터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엄마들이 속속 모여든다. 프리마켓이 열리는 공원 한쪽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각자 준비해 온 물건을 풀어놓는다. 아기 옷부터 직접 만든 요거트, 액세서리와 향초 등 품목도 다양해 걸음마다 멈춰서서 한 번씩 구경하게 만든다.

프리마켓은 임은영(45) 씨가 기획해 열렸다. 다른 프리마켓에 참여한 적 있는 임 씨의 지인들이 양산에도 이런 프리마켓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에게 주최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임 씨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소규모로 프리마켓을 종종 열긴 했지만,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는 프리마켓은 지난달 처음 진행했다”며 “좋은 취지로 모였는데 실수하면 안 되겠다 생각해 준비 기간을 거치고 4월 양주공원에서 마켓을 열었는데, 판매자를 비롯해 90여명이 모인 걸 보고 저도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단순히 모임 성격의 프리마켓을 넘어 지역에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면 더 큰 의미를 가질 것 같아 프리마켓 현장에서 이웃돕기 성금도 모금하고 있다”며 “물건 사러 온 엄마들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기부하기도 하고 판매자들도 그날 수익 중 일부를 자발적으로 내는 등 돈을 벌기 위한 마켓에만 그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두 번의 프리마켓을 통해 모은 기부금을 양산시에 전달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라는 이들은 작은 힘이 모여 뜻깊은 일을 할 수 있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정보 공유하고 자신 능력도 선보여


이날 직접 만든 미아방지 팔찌를 가지고 판매자로 참가한 김현미(36) 씨는 “프리마켓은 엄마가 아닌,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마켓에 참여하는 사람 대부분이 엄마들이고, 이런 자리 자체가 육아에 지친 엄마들에게 활력소가 될 뿐만 아니라 직접 액세서리 등을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자신의 능력도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가 돼 좋다”고 말했다.

부산 구포시장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박서연(33) 씨도 이날 프리마켓을 찾았다. 박 씨는 “부산에서는 프리마켓이 이 정도로 활성화된 곳이 없어 아쉬웠는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양산에 이런 프리마켓이 열린다는 걸 알고 찾아왔다”며 “특히 주부들끼리 단합도 잘 되고 분위기도 좋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여지영(35) 씨는 지난달에는 판매자였지만, 이번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여 씨는 “무엇보다 소비 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취지가 좋다”며 “더불어 물건이 다 괜찮고 시중이나 인터넷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해 소비자와 판매자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통해 평소에도 소통 활발


프리마켓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인터넷 카페 ‘너님 나님의 즐거운 양산맘’(cafe.naver.com/yan gsanmoms) 소속. 이들은 카페에서 일상 대화를 나누고 프리마켓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임 씨는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물론 좋지만,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카페에서 함께 수다 떨다 보니 더 친근감이 든다”며 “특히 양산은 타지에서 이사 온 젊은 주부들이 많은 편이라, 카페와 프리마켓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프리마켓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카페에 가입해 판매할 물품을 간단히 밝히면서 참가 신청하는 것. 별다른 참가비는 없다.

임 씨는 “물건을 사고 팔면서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에 참여한다는 것이 우리 프리마켓의 취지인 만큼 누구나 와서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프리마켓을 진행할 예정이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이어진다. 장소는 매번 달라져 카페를 통해 공지한다.

임 씨는 “좋은 물건을 착한 가격으로 나누면서 기부도 하는 ‘나눔 축제’에 많은 시민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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