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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장애인과 산 오르는 ‘청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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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산 오르는 ‘청맥회’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5/12 10:47 수정 2015.05.12 10:44
“장애인이 장애인 돕는 건 당연”

친목모임에서 봉사단으로 성장




장애를 갖고 있지만, 자신보다 상황이 더 어려운 장애인을 찾아 봄이면 함께 산에 오르고, 가을이면 신나는 음악회를 연다. 지체장애인 친목모임에서 ‘봉사단’으로 거듭나고 있는 ‘청맥회’(회장 김종천) 회원들 이야기다.



청맥회는 지난 2006년, 지체장애인들이 마음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25명의 회원은 의문을 가졌다. ‘단순히 우리끼리 먹고 즐기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는 없을까’하는 것이었다.

김종천 회장은 “‘사시사철 잎이 푸른 소나무처럼 푸른 절개의 맥을 끊지 않고 이어가며 거센 외풍에 초연하고 의연하게 대의를 이룬다’는 ‘청맥(靑脈)’의 뜻을 되새기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며 “우리보다 더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자는 뜻을 모아 3년 전 ‘친구야 산에 가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남경림 총무는 “산행 프로그램은 회장님이 제안했는데, 평소 회장님이 산악회 활동으로 자신의 장애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았고, 이런 경험을 중증 장애인에게도 인식시켜주고 싶다고 말했다”며 “회원들도 처음에는 중증 장애인과 등산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고 의문을 가졌지만, 회장님이 속한 산악회 회원들 도움으로 성공적인 등산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친구야 산에 가자’ 프로그램은 지난 10일에 진행됐다. 봉사자를 포함한 60명이 경상북도 영천시 보현산에 오른 것. 휠체어를 탄 중증 장애인도 함께 산행해야 하기에 일반인처럼 산 아래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차로 최대한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간 이후에 내려서 정상까지 간다.

김 회장은 “보통 사람에게는 쉬운 길일지 몰라도, 중증 장애인에겐 생애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이라며 “산행을 한 번 다녀온 분은 다음에 또 가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냥 도움받는 것 아니라
다른 이 위해 함께 나누고파


이외에도 가을이면 가수를 초청해 음악회를 연다. 지역 가수를 초청해 노래를 듣고 함께 부르며 음악으로 지친 삶을 치유하자는 목적이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는 가수 초청에 그쳤지만, 나아가 장애인이 무대에서 자신의 노래 실력이나 악기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자리로까지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청맥회 시작이 회원 간 소통으로 일상에 지친 자신들을 치유하기 위해서였다면, 청맥회 미래는 우리보다 어려운 이들과 함께 나누는 단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회장은 “어찌 보면 장애인이 장애인을 돕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고 앞으로 더 좋은 활동을 만들고 행하고 도전하면서 청맥회도 발전할 것이고, 회원들도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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