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도입된 ‘쓰레기 종량제’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특히 2013년부터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도 도입됐지만,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에 몰래 섞어 갖다 버리는 등 ‘얌체족’으로 거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일, 양산시 곳곳을 돌아다녀 보니 어렵지 않게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금읍 범어리에 있는 한 횡단보도 옆에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경고하는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음에도 현수막 바로 앞에 종이상자를 비롯해 재활용품, 일반 쓰레기봉투 등 10여개의 쓰레기봉투가 모여 있었다.
![]() |
↑↑ 물금농협 황산지점 근처 횡단보도 앞 전봇대에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다. |
ⓒ |
중앙동의 한 골목도 마찬가지. 전봇대 옆 쓰레기는 물론, 쓰지 못하는 나무판자 등이 무단으로 버려져 나뒹굴고 있었다. 중부동의 한 상가밀집지역은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음식물과 쓰레기 등이 한 봉투에 같이 버려져 있었고, 음식물에서 나온 물이 악취를 풍기며 인근 보행로에 고여 있어 지나가던 시민은 눈살을 찌푸린 채 이를 피해가기까지 했다.
![]() |
↑↑ 중앙동 양산초등학교 맞은편 거리에도 대형 폐기물이 널려 있다. |
ⓒ |
쓰레기 더미를 보다 보니 길거리에 버려진 캔이나 담배꽁초, 음료수 컵은 심각해 보이지도 않았다. 길거리는 이미 ‘비양심’으로 얼룩덜룩 멍들어 있었다.
![]() |
↑↑ 중부동 한 골목에는 먹고 버린 음료수 컵과 과자 봉지 등이 쌓여 있다. |
ⓒ |
양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내 무단 투기로 적발된 건수는 54건, 과태료는 1천560만원이다. 양산시는 길거리 쓰레기 처리를 위해 환경미화원 51명을 배치하고 불법 쓰레기 투기 근절을 위한 홍보와 지도ㆍ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실종된 시민의식 앞에서는 역부족이다.
양산시 자원순환과는 “쓰레기가 무단 투기되는 양에 비해 적발 건수는 적은 게 사실”이라며 “주ㆍ야간 단속을 꾸준히 나가고 있지만, 최근에는 쓰레기에 인적사항이 있는 쓰레기를 거의 버리지 않을 뿐더러 대형 폐기물도 많이 버려져 목격자나 CCTV에 차량 번호판이 찍히지 않는 한 적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이 많은 지역에는 종량제 포대를 놔두는 등 조치를 하고 있지만, 전봇대나 도로변에 투기되는 쓰레기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며 “쓰레기 배출에 대한 시민의식이 먼저 개선돼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