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댄스’라 하면 배를 드러내 놓고 가슴, 허리에 장식이 달린 상의와 하늘하늘한 치마를 입고 몸통과 허리를 흔드는 모습을 주로 상상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 춤은 벨리댄스 중 ‘오리엔탈’ 영역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벨리댄스 장르다.ⓒ
하지만 오리엔탈보다 더 강렬한 매력을 뽐내는 벨리댄스가 있다. 바로 ‘트라이벌 벨리댄스(이하 트라이벌)’다.
트라이벌은 기존 벨리댄스에 중동, 북아프리카, 스페인, 인도 등 인디언 춤과 민속 의상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다. 미국에서 발전했으며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가 넘어서야 주목받기 시작했다.
양산에서도 트라이벌 벨리댄서가 있다. 중부동에서 케이벨리댄스 컴퍼니를 운영하며 양산에도 트라이벌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는 김언정(35) 씨가 그 주인공.
“트라이벌은 부족춤으로 알려져 다른 종류 벨리보다 음악도 느리고 동작도 무게가 있습니다. 기계음이 섞인 음악에 어두운 스모키 화장, 화려한 장신구에 때로는 팝핀처럼 관절을 딱딱 끊는 동작이나 부드러운 웨이브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실제로 김 씨가 지난달 30일 정기공연을 통해 트라이벌을 시민에게 선보였다. 흥겹고 화려한 벨리댄스를 기대한 사람들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트라이벌을 보며 ‘이것도 벨리댄스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음악을 비롯해 동작, 의상, 장신구까지 오리엔탈보다 트라이벌이 폭이 더 넓어요. 1990년대 후반 발전하기 시작한 장르기 때문에 현대적인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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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호로 춤추는 ATS부터
퓨전 트라이벌까지 ‘다양’
김 씨는 트라이벌에도 파생되는 종류가 많은데 가장 기본이 되는 ATS(American Tribal belly Style)이 가장 색다르다고 설명했다.
안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무대에서 가장 앞에 서는 리더가 주는 수신호에 맞춰 댄서들이 즉흥으로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이다. 전 세계 댄서 사이에 이미 약속된 동작을 활용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ATS 무대를 서도 즉흥으로 완벽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다.
“춤을 추다 리더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면 턴을 한다든가 이런 방식으로 수신호를 외워요. 그리고 무대에서 신호를 주고받으며 춤을 추기 때문에 댄서 간 서로 눈을 마주치며 함께 호흡하는 부분이 좋아요”
ATS가 트라이벌의 ‘전통’이라 한다면, 최근에는 힙합, 재즈, 탱고, 플라멩코 등 다양한 음악에 트라이벌을 섞는 ‘퓨전 트라이벌’이 유행하고 있다. 김 씨 역시 K-pop이나 탱고 음악 등을 결합한 그만의 트라이벌 안무를 짜 시민에게 선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트라이벌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직접 해보면 독특한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거에요. 저 역시 오리엔탈을 10년 가까이 하다 트라이벌로 종목을 바꿨고요”
김 씨는 지난 2013년 제자들을 가르친 후 2014 울산광역시장배 전국무용경연대회 우수지도자상 외 7개 부문, 2015 러시아 인터네셔널 컵 인 코리아 1위 등 각종 대회에서 트라이벌로 상을 휩쓸며 양산을 알렸다.
“앞으로는 트라이벌이 더 대중화될 거에요. 양산에 트라이벌을 더 널리 알리고, 트라이벌로 양산을 알리기 위해 공연도, 강좌도 많이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