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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동네 맛집] 착한 가격과 맛, “팥죽으로 활력 찾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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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맛집] 착한 가격과 맛, “팥죽으로 활력 찾으세요~”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7/07 14:42 수정 2016.04.21 14:42
북부동 '통실네 팥칼국수'

‘팥죽’하면 추운 동짓날 집에서 끓인 동지팥죽이 떠오른다. 걸쭉한 팥죽 안에 동글동글하고 하얀 새알을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 찾아내던 팥죽 한 그릇의 추억. 그래서 팥죽은 대표적인 ‘겨울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꼭 팥죽을 겨울에만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여름철, 열과 땀이 많은 사람에게 팥은 그야말로 보약. 팥이 해열제 작용을 하고 이뇨작용을 도와 열독을 내려준다. 또 비타민 B1이 많아 수면장애, 식욕부진, 피로감 회복에 도움을 주고 여름날 먹는 팥죽은 몸에 무기질을 공급해 활력까지 준다. 이런 ‘팥’의 유익함을 알리고자 북부동 ‘통실네 팥칼국수’(대표 김화숙)에는 사시사철 고소한 팥 삶는 향이 가득하다.

↑↑ 통실네 팥칼국수 전경


전라도에서 배운 팥죽으로
경상도 사람 입맛 사로잡아


김화숙(55) 대표는 “시댁이 전라남도 구례인데 시댁에서 전라도 팥죽을 배워 장사까지 하게 됐다”며 “전라도에서는 ‘팥죽’이 우리가 아는 ‘팥칼국수’고, 새알이 들어간 팥죽을 ‘새알죽’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국내산 팥을 사용해야 그 맛이 더 깊어진다고 하는 김 대표는 한 번에 팥죽을 쑤기보다 팥물을 내려놓은 뒤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부터 음식을 만든다. 시간은 조금 걸릴지라도 바로바로 만들어야 새알이 퍼지지 않는다.
구수한 팥에 통통한 새알로 씹는 맛을 더한 동지팥죽과 함께 인기 있는 메뉴는 ‘팥칼국수’. 김 대표 역시 시집을 오고 나서야 팥칼국수를 처음 접하게 됐다. ‘팥에 무슨 국수야?’ 싶었지만, 달콤한 팥 국물에 쫄깃한 국수가 더해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 대표는 깊은 맛을 내는 법을 배웠다. 전라도 별미인 팥칼국수는 초벌로 삶은 쓴맛의 팥물은 버리고 두번 삶은 팥을 채로 걸러 내린 후 주문이 있을 때마다 적당량의 팥물을 은근하게 끓여 칼국수와 함께 삶아낸다.

김 대표는 “7년 전 북부시장에서 장사했을 때는 줄을 서서 먹기도 했다”며 “4년 전에 이 자리로 옮겨오고 나서 테이블도 많이 늘리고 손님께 선보이는 요리도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명곡에 밭 두고 채소 키우며
손님상에 신선한 음식만 올려


김 대표는 명곡에 밭을 두고 배추와 파, 고추 등 갖가지 채소를 직접 키운다. 가게를 열지 않는 일요일마다 밭을 돌보고 때가 되면 수확해 손님상에 밑반찬으로 올리기도 한다. ‘건강한 음식’을 올리고 싶은 만큼 재료 또한 신경 써서 고르는 것.

↑↑ 김화순 대표가 가꾸는 텃밭


김 대표는 “조미료도 최소한으로 써 말 그대로 건강하고 착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비빔밥 상차림
김 대표가 자랑하는 것처럼 이곳의 음식은 모두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이다. 콩나물, 당근, 고사리, 취나물, 쑥부쟁이 등이 듬뿍 담긴 그릇에 고슬고슬한 밥과 그가 만든 고추장을 더한 비빔밥은 나물의 향이 그대로 살아있어 자연의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

↑↑ 들깨수제비
고소한 들깨 향으로 침을 고이게 하는 들깨수제비는 쫄깃쫄깃한 수제비도 좋지만 진한 들깨 국물이 무엇보다 일품이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럽고 들깨 특유의 텁텁한 맛없이 깔끔하다.

↑↑ 콩국수
여름 별미인 콩국수도 국물이 진국이다. 콩을 삶은 뒤 껍질은 제거하고 갈아서 콩국물을 만들고 차갑게 식힌다. 직접 만들지 않아도 시중에서 콩국물을 살 수 있지만, 김 대표는 제품에서 나는 비린 맛이 싫어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매번 콩국물을 만든다. 얼음 동동 띄운 콩국물과 함께 면을 후루룩 삼키니 그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4년 전 가격 지금까지 그대로
“싸면서도 맛 좋은 음식 추구”


김 대표는 “손이 커서 양이 조절이 잘 안 된다”며 그릇 가득 팥죽이며 비빔밥, 들깨수제비와 콩국수까지 선보인다. 기자가 와서 특별히 많이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친다.

↑↑ 김화순 대표


그저 싸고 양 많은 음식이 아니다. 정성 가득한 맛과 넉넉한 인심이 담긴 푸짐한 음식들은 가격이 6천원을 넘지 않는다. 4년 전, 이곳으로 옮겨왔을 때부터 한 번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

김 대표는 “다들 힘든데 먹는 것까지 비싸져야 되겠냐”며 “내 그릇만 된다면 계속 이 가격으로 오래오래 좋은 음식을 만들고, 좋은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게 소원”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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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양산시 중앙로 227
■ 연락처: 388-2254, 385-7700
■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가격: 동지팥죽(6천원), 팥칼국수(5천원), 들깨수제비(5천원), 들깨칼국수(5천원), 산채비빔밥(5천원), 국수(4천원), 만두(3천원), 콩국수(5천원), 열무국수(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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