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외국에는 카누 인구도 많고, 카누를 업으로 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만큼 활성화됐죠. 우리나라에도 몇몇 지자체에서 카누로 관광 사업을 하고 있어요. 비전 있는 분야인데, 아직 양산에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도전했죠”
카누와 카약은 헛갈리기에 십상이다. 구분법은 패들(노)에 있다. 한쪽에만 날이 달린 패들을 이용하면 카누, 양쪽에 날이 달린 패들을 사용하면 카약이다. 또 카약은 배에 덮개가 있고 카누는 없다. 하 씨는 나무로 카누와 카약을 직접 제작한다. 무게는 20㎏ 안팎. 성인이 들어도 부담이 없다. 캠핑 장비를 싣고 4인 가족이 타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다.
“카누를 타면서도 즐길 거리는 생각보다 많아요. 물 위를 다니는 것도 좋지만, 카누에 캠핑 장비를 싣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맘에 드는 섬이나 수변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죠”
하송훈 씨가 카누에 빠진 이유는 간단하다. ‘자연 친화적’인 매력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연을 느끼려 전국 야영장을 다녔다. 5년 전, 3살이었던 아이에게 자연을 마음껏 느끼게 해주려 일부러 자연이 좋은 곳을 찾아다녔다.
하 씨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는지, 캠핑 인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났다. 예약은 필수고 많은 사람이 북적대는 가운데서 텐트 치고 먹고 자면 끝나는 캠핑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게 좋아 시작했는데 자연보다 사람에 치이는 캠핑을 하는 게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접한 것이 카누였다.
“캠핑 매력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많이들 꼽지만 실상은 달라요. 캠핑을 즐겼던 건 자연에 스며들 수 있어서였는데, 그 즐거움을 잃었죠. 대신 한 야영장에서 카누를 접하고 캠핑에 빠져들었던 처음의 마음을 떠올리게 됐죠”
건축설계 그만두고 배 만들기에 나서
ⓒ |
“일반 설계부터 원자력발전소 설계까지 다양한 일을 했어요. 일하면서 디자인도 공부하고 도면 보는 법, 재단 등 보고 들은 게 많다 보니 카누 만들 때도 상당한 도움이 됐죠. 도면에서 끝나는 설계일만 하다 완성된 작품을 만드는 목공의 짜릿함과 성취감이 정말 좋아요”
다행히 가족은 하 씨의 선택을 존중했고 2013년, 카누 공부를 시작했다. 해외 기술자들이 만든 책이나 동영상, 사진을 보고 또 봤다. 동시에 목공 공부도 병행했다. 시기가 잘 맞았는지, 부산울산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셀프제작소(창업 활성화를 위한 시제품 제작터)에서 카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셀프제작소에 있는 동안 운 좋게 KBS부산 9시 뉴스에도 나오고 지난해 부산국제보트쇼에도 초청받아 처음 만든 카누와 카약을 전시했다.
우든 카누로 양산 레포츠 활성화 꿈 꿔
창원에 살던 하 씨가 양산으로 지난해 이사 온 것은 황산문화체육공원 때문이다. 그는 강변 공원에서 운영하는 아이템이 다 비슷하지만, 황산문화체육공원은 다른 곳보다 풍경이 좋고 매력 있게 느껴졌다. 호포에 연지공원도 조성하고 있어 후에 관광 아이템화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그런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오는 9월, 하 씨는 물금에 목공방을 차릴 예정이다. 공방을 세우면 황산문화체육공원에서 카누, 카약 체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하 씨는 시민이 그가 만든 카누를 타고 양산의 자연을 둘러보면 그보다 뿌듯한 건 없을 거라며 웃었다.
“카누가 아니면 사람이 물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일이 드물 거에요. 땅 위에서만 보던 자연도 새롭게 보이죠. 자연을 타고 자연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라요”
↑↑ 하 씨가 만든 카누와 카약. 지난해 보트쇼에 전시했던 작품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