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동호인들이 황산강 베랑길을 달리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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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강 베랑길’은 세상 물정 모르는 주인공 ‘태양이’가 사촌 형의 산악자전거를 타고 황산강 베랑길을 달리다 우연히 옛길 입구로 빨려 들어가 예기치 않은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태양이가 가게 된 과거는 조선 순조 시대. 그곳에서 과거를 치르기 위해 영남대로(부산 동래를 시작으로 황산 찰방역을 지나 한양을 잇는 길)를 걷던 ‘학구’와 만난다.
학구를 한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 태양이는 학구와 ‘누가 공부를 더 많이 했나?’, ‘우리는 왜 공부하나?’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조선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어린 왕 순조가 통치하는 조선 문화를 체험하고 여러 위험을 헤쳐간다.
↑↑ 이하은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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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 국어교사 생활을 하다 지난 2005년 지인의 추천으로 잠시 왔던 원동면 화제리 풍경에 반해 정착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6년, ‘할머니의 씨앗’으로 동화작가 생활을 시작했고, 화제를 배경으로 한 동화 ‘하늘목장’을 통해 제16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부문 대상까지 받았다. 그 후 7년 만에 또 화제를 소재로 한 ‘황산강 베랑길’을 세상에 선보였다.
황산강 베랑길을 자전거로 지나다 조선 시대로 간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이 작가는 운동을 위해 베랑길을 걷다 자전거로 종주하는 청년들을 보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베랑길에 자전거를 타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죠. 그 풍경이 어찌나 예쁜지 몰라요. 특히 젊은 친구들이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며 황산강 베랑길을 거쳐 가는데, 그 모습을 보니 ‘옛날 우리 조상도 어린 나이에 이 길을 걸으며 과거시험을 위해 한양까지 갔겠구나’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곧장 이 내용을 동화로 썼어요”
작품을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제자를 주인공 모티브로 삼고 그 나이와 비슷한 역사적 인물을 찾았다. 책 주인공인 태양이와 함께 과거 여행을 하는 학구 역시 13살. 이들이 머무르게 된 과거 시간 역시 11살에 왕위에 오른 순조(1790~1834) 시대다.
“아이들 눈에서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아이들과 가장 비슷한 나이의 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어요.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특히 순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세도정치’로만 알려진 순조의 개혁을 위한 노력이나 어린 왕이 겪는 어려움 등을 설명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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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벌써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작품 역시 원동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금강과 철강을 소재로 한 근대사 이야긴데, 오래전 마을 어르신이 소재로 일러준 것을 틈틈이 준비하다 이제야 글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자신이 없어서 못 썼어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지금은 좋은 인문학 강좌라든지, 역사 현장 탐방 등이 많아서 많이 배웠어요. 그렇게 배운 걸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알려주고 싶어요”
이 작가는 교사 생활을 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줬던 동화에서 현실의 고단함을 위로받았던 만큼 자신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제 삶에 남은 건 동화에요. 동화를 쓰고, 동화를 위해 공부하고요. 앞으로도 계속 글 쓸 겁니다. 김정한 선생님이 ‘수라도’로 화제를 빛냈듯, 저도 원동을 소재로 한 글로 화제를 알릴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