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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황산강 베랑길, 동화로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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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강 베랑길, 동화로 다시 태어나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9/15 09:08 수정 2015.09.15 09:03
원동 화제마을 사는 동화작가 이하은 씨

역사 판타지 동화 ‘황산강 베랑길’ 출간

베랑길 통해 과거 탐방하는 모험기 그려




↑↑ 자전거 동호인들이 황산강 베랑길을 달리는 모습.
조선 시대 영남대로의 일부이자 수려한 자연이 살아있는 황산강 베랑길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의 무대가 됐다. 원동면 화제리에 사는 이하은(57) 작가가 역사 판타지 동화 ‘황산강 베랑길(자전거 타고 조선에 가다)’(북뱅크)을 펼쳐낸 것.

‘황산강 베랑길’은 세상 물정 모르는 주인공 ‘태양이’가 사촌 형의 산악자전거를 타고 황산강 베랑길을 달리다 우연히 옛길 입구로 빨려 들어가 예기치 않은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태양이가 가게 된 과거는 조선 순조 시대. 그곳에서 과거를 치르기 위해 영남대로(부산 동래를 시작으로 황산 찰방역을 지나 한양을 잇는 길)를 걷던 ‘학구’와 만난다.

학구를 한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 태양이는 학구와 ‘누가 공부를 더 많이 했나?’, ‘우리는 왜 공부하나?’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조선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어린 왕 순조가 통치하는 조선 문화를 체험하고 여러 위험을 헤쳐간다.

↑↑ 이하은 작가
자전거 종주하는 이들에서 영감 얻어


이 작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 국어교사 생활을 하다 지난 2005년 지인의 추천으로 잠시 왔던 원동면 화제리 풍경에 반해 정착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6년, ‘할머니의 씨앗’으로 동화작가 생활을 시작했고, 화제를 배경으로 한 동화 ‘하늘목장’을 통해 제16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부문 대상까지 받았다. 그 후 7년 만에 또 화제를 소재로 한 ‘황산강 베랑길’을 세상에 선보였다.

황산강 베랑길을 자전거로 지나다 조선 시대로 간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이 작가는 운동을 위해 베랑길을 걷다 자전거로 종주하는 청년들을 보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베랑길에 자전거를 타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죠. 그 풍경이 어찌나 예쁜지 몰라요. 특히 젊은 친구들이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며 황산강 베랑길을 거쳐 가는데, 그 모습을 보니 ‘옛날 우리 조상도 어린 나이에 이 길을 걸으며 과거시험을 위해 한양까지 갔겠구나’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곧장 이 내용을 동화로 썼어요”

작품을 위해 1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제자를 주인공 모티브로 삼고 그 나이와 비슷한 역사적 인물을 찾았다. 책 주인공인 태양이와 함께 과거 여행을 하는 학구 역시 13살. 이들이 머무르게 된 과거 시간 역시 11살에 왕위에 오른 순조(1790~1834) 시대다.

“아이들 눈에서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아이들과 가장 비슷한 나이의 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어요.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특히 순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세도정치’로만 알려진 순조의 개혁을 위한 노력이나 어린 왕이 겪는 어려움 등을 설명하고 싶었어요”

 
 
차기작도 원동과 관련한 이야기로


이 작가는 벌써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작품 역시 원동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금강과 철강을 소재로 한 근대사 이야긴데, 오래전 마을 어르신이 소재로 일러준 것을 틈틈이 준비하다 이제야 글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자신이 없어서 못 썼어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지금은 좋은 인문학 강좌라든지, 역사 현장 탐방 등이 많아서 많이 배웠어요. 그렇게 배운 걸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알려주고 싶어요”

이 작가는 교사 생활을 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줬던 동화에서 현실의 고단함을 위로받았던 만큼 자신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제 삶에 남은 건 동화에요. 동화를 쓰고, 동화를 위해 공부하고요. 앞으로도 계속 글 쓸 겁니다. 김정한 선생님이 ‘수라도’로 화제를 빛냈듯, 저도 원동을 소재로 한 글로 화제를 알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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