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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양산시민신문 창간 12주년 특별기획공연
시노래, 가을을 여는 찬란한 울림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09/15 10:44 수정 2015.09.15 10:39



주인 없어 좋아라 / 바람을 만나면 바람의 꽃이 되고 / 비를 만나면 비의 꽃이 되어라 // 이름 없어 좋아라 / 송이송이 피지 않고 무더기로 피어나 / 넓은 들녘에 지천으로 꽂히니 / 우리들 이름은 마냥 들꽃이로다 // 뉘 꽃을 나약하다 하였나 / 꺾어보아라 하나를 꺾으면 둘 / 둘을 꺾으면 셋 / 셋을 꺾으면 들판이 일어나니 / 코끝을 간지르는 향기는 없어도 / 가슴을 파헤치는 광기는 있다 // 들이 좋아 들에서 사노니 / 내버려두어라 / 꽃이라 아니 불린들 어떠랴 / 주인 없어 좋아라 / 이름 없어 좋아라 (구광렬 시, ‘들꽃’)
선선한 바람과 함께 마음을 울리는 시노래가 양산에 울려 퍼졌다. 가슴 절절한 이별의 詩부터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한 詩까지…. 노래 한마디, 시 한 구절에 관객들은 울고 웃었다.
↑↑ 가수 박경하

가수 박경하 콘서트 ‘가을 시작(詩作)’
가을밤 수놓은 아름다운 시와 목소리


지난 10일 본지 창간12주년 기획공연으로 준비한 시노래 가수 박경하 씨 콘서트 ‘가을 시작(詩作)’이 양산문화원 공연장에서 열렸다. 본지가 기획하고 ‘생각나무기획’이 연출한 이번 공연에 300여명의 시민이 모이며 성황리에 마쳤다.

기존에 발표된 시(詩)에 노래를 입혀 부르는 ‘시노래’는 대중화되진 않았다. 하지만 한 번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푹 빠질 만큼 짙은 감동과 여운이 남는다. 그래서일까, 관객들은 1시간 30분 동안 차분하고도 깊은 울림의 시노래에 흠뻑 젖었다.
↑↑ 러브엔젤스 합창단

콘서트는 ‘꽃뫼’(백창우 시)로 문을 열었다. 본사 소속 러브엔젤스 어린이중창단이 감 따는 모습, 고추잠자리를 잡는 모습 등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무대를 연출했고 그 분위기에 딱 맞는 박 씨의 노랫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이어 ‘가을 시작’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1부에서 박 씨는 ‘개여울’(김소월 시), ‘동행’(이원규 시)을 열창했다.

2부는 ‘가을, 꽃’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박 씨는 ‘들꽃’(구광렬 시), ‘무명화’(김광석 시), ‘해바라기’(이원수 시) 등 그의 인생과 닮은 꽃을 담은 시를 노래로 불렀다.
↑↑ 가수 김원중

이어 초대공연으로 가수 김원중 씨가 ‘내 나이 마흔여덟’을 비롯해 자신의 대표곡인 ‘직녀에게’, ‘바위섬’ 등으로 차분했던 분위기를 돋웠다. 흥겨운 분위기는 러브엔젤스 어린이중창단이 이어받았다. 이들은 아동문학가 이원수 작가의 동요 ‘고향의 봄’을 비롯한 ‘겨울물오리’, ‘겨울나무’를 부르며 어른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다.


아이들 무대에 이어 콘서트의 마지막인 3부 ‘가을 추억’이 이어졌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던 박 씨의 아버지 영상으로 시작한 무대는 ‘세월이 가면’(김광석), ‘홍시’(나훈아), ‘양단 몇 마름’, ‘가을편지’ 등 주제와 꼭 맞는 추억의 대중가요로 장식했다. 마지막 곡인 ‘그리움만 쌓이네’와 앵콜곡인 ‘들꽃’까지 이어지며 가을의 시작을 풍성하게 수놓았다.

공연이 끝난 후 박 씨 사인회가 진행돼 관람객에게 마지막까지 추억을 선물했다. 관객들은 무대 아래서 박 씨와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감동을 공유했고 박 씨는 사인과 함께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박 씨는 “양산시민신문 창간12주년을 맞아 이런 뜻깊은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정말 행복했고 많은 분에게 시노래를 들려드리는 기회를 양산에서 갖게 돼 영광”이라며 “오늘 객석에서 여러분이 보내준 반짝이는 눈빛을 오래 기억할 것이고 앞으로 활동하는 데 지금 이 시간이 제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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