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변화 시도하는 박물관이 시민 참여 이끈다..
기획/특집

변화 시도하는 박물관이 시민 참여 이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10/06 17:27 수정 2016.04.21 17:27

‘박물관’하면 우리는 수많은 유물과 유적이 유리 상자 너머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오늘날 ‘박물관’은 더 이상 옛 문화와 역사자료를 감상하기 위한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박물관에서 볼 것은 물론 ‘무엇을 하는 것’을 기대하고 찾는다.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무엇’이 없으면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 박물관 중 ‘전시 공간’을 넘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은 사례를 통해 양산시립박물관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글 싣는 순서>

①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② 역사ㆍ체험 있는 지역민 공간 ‘일본오사카역사박물관’
③ 자연, 역사, 문화를 넘나드는 ‘제주민족자연사박물관’
④ 인종, 세대를 뛰어넘다 ‘싱가포르 아시아문명박물관’
⑤ 양산시립박물관, 살아있는 양산 문화의 중심이 되려면?

양산시립박물관(관장 신용철, 이하 박물관)은 2013년 4월 ‘양산유물전시관’으로 개관한 이후 경남지역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한 박물관 가운데 처음으로 ‘제1종 종합박물관’으로 등록했다.

전문 인력과 소장유물, 시설 등에 따라 1종과 2종으로 구분하고 1종은 다시 종합박물관과 전문박물관으로 나뉜다. 1종 종합박물관은 박물관 소장 자료가 분야별로 100점 이상이어야 하고 학예사도 분야별로 1명 이상 있어야 한다. 시설은 분야별 전문박물관 해당 전시실과 수장고, 작업실(준비실), 연구실(사무실)을 기본으로, 자료실ㆍ도서실ㆍ강당 가운데 1개 시설이 있어야 하고 화재ㆍ도난방지시설, 온ㆍ습도 조절장치도 갖춰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다 갖춰야 하는데, 개관 당시 현지조사 위원회에서 전문가들로부터 전시 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춰 지역 문화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호평 받았다.


기획전 비롯해 전시 개편으로 새로움 추구

훌륭한 시설과 더불어 박물관은 ‘양산의 보물’, ‘백년만의 귀한 양산부부총 특별전’, ‘황산강 가야진 기획특별전’, ‘기증ㆍ기탁 유물 특별전’ 등 지역 역사문화 복원을 위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해 시민에게 지역 역사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알렸다.

오는 30일부터는 양산의 명산인 ‘천성산’에서 발굴된 유물을 비롯해 천성산에서 본 양산의 모습 등을 전시하는 천성산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 유도로 박물관 활성화 이끌어


기획전 외에도 박물관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상설전시 코너. 이를 한 번 본 사람이라면 “늘 똑같은 유물인데 또 보러 갈 필요가 있어?”라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박물관은 상설 전시 개편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물을 전시하며 ‘올 때마다 새로움이 있는 박물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은 지역 문화유산 복원에 중점을 두면서 찾아가는 도립미술관 전시, 양산공예협회ㆍ미술협회 작품전 등 다양한 외부 전시도 유치하며 지역주민의 문화욕구를 충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교육ㆍ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이 꾸준히 박물관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관 이래 시민문화강좌, 박물관 대학, 자원봉사자 교육, 어린이 역사탐방, 교원 직무 연수 프로그램 등을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듣고 체험하는 박물관’으로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 지역 내 초등학생이 직접 유물을 그리고 빚어보면서 지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우리 문화재 그리기ㆍ빚기 대회’

지역 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 문화재 빚기ㆍ그리기 대회’는 해마다 150여명의 아이들이 전시실에 있는 유물을 그림과 찰흙으로 표현하면서 지역 문화를 이해하고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 양산시립박물관은 상설ㆍ기획 전시를 비롯해 시민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야간 개장과 함께 수준 높은 음악회를 선보이는 ‘박물관 숲속 음악회’

박물관 숲속 음악회는 늦은 시간까지 운영시간을 확대해 저녁에도 가족이 함께 박물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며, 동시에 수준 높은 음악회를 펼쳐 시민에게 휴식의 시간을 마련해준다.
↑↑ 매달 양산의 역사를 주제로 펼쳐지는 ‘역사토크콘서트 양산’

특히 박물관은 자체적으로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인 해피 위켄드(Happy Weeke nd)를 기획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정서함양과 휴식 등을 돕고 있다. 해피 위켄드는 역사토크콘서트 ‘양산’과 일요가족영화 상영으로 구성돼 있다.

역사토크콘서트는 양산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별로 선정해 신 관장과 문화관광 해설사가 해설에 나서며 동시에 현악 4중주, 국악연주, 통기타 공연 등 음악 공연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일요 가족영화는 3D 영상관에서 진행되며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기기에 걸맞은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2년 가까이 진행한 두 프로그램은 고정 관람객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있으며, 지역민이 자연스럽게 박물관을 자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누적관람객 30만 달성, 그래도 갈 길 멀다


박물관은 지난 8월 누적관람객 3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건립한 공립박물관의 운영사례에서 극히 드문 경우로 다른 지역에서 박물관을 선진 사례로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럼에도 신 관장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시민 중 시립박물관이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고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것. 때문에 박물관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에게 박물관을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물관은 홈페이지 운영과 보도자료 배포, 현수막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박물관 알리기에 나서고 있으나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관장은 “박물관에 와본 사람은 이곳에서 어떤 전시를 하며 어떤 프로그램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발길을 이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이에게 이곳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라며 “우리는 양산시민 모두가 박물관을 찾아오는 것을 목표로 더 활발한 홍보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조여정 기자 hisahiburi@ysnews.co.kr

----------------------------------------------

“박물관은 시민을 위한 전시, 교육, 문화복합공간”

■ INTERWIEW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

프로그램 개발로 계속 성장


양산시립박물관 신용철 관장은 “박물관이야 말로 시민을 위한 복합공간”이라며 전시, 교육, 문화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후죽순 건립된 공립박물관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만큼, 시립박물관만큼은 진정한 시민의 공간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

신 관장은 “개관 때만 전시를 짠 후 한 번도 개편하지 않는 박물관을 종종 보게 되는데, 박물관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관람객의 방문”이라며 “우리 박물관은 시민에게 양산을 알리는 통로로, 더 많은 시민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도록 전시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관장은 “시립박물관의 활동 한계는 분명 존재하지만, 국립박물관, 문화재청 등과의 협약으로 지역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환수해 많은 콘텐츠를 확보했으며, 여느 박물관에 뒤처지지 않는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풍부한 유물과 더불어 박물관이 시민에게 전시, 문화예술, 공연 등의 콘텐츠를 계속 제공해 복합문화공간의 명소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