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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동네 맛집] 입 안에서 살살 녹는 “한우가 기가 막혀..
생활

[우리동네 맛집] 입 안에서 살살 녹는 “한우가 기가 막혀!”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10/20 14:43 수정 2016.04.21 14:43
중부동 '봉계생고기' 대표 송성규, 정경애

한우, 말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지만 우시장이나 식육 유통시장이 아닌 이상, 좋은 고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 한우를 발품 팔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거기다 신선도까지 최상인 한우 생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두말하지 않고 당장 달려가야 할 일.


그래서 가봤다. 중부동에 있는 ‘봉계생고기’(대표 송성규, 정경애)에 말이다. 지난 2007년 문을 연 ‘봉계생고기’는 하루 5시간 영업하며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송성규(48) 대표는 “점심때도 정식 메뉴를 판매했으나 고기에 더 집중하기 위해 현재는 점심 장사 없이 예약제로만 운영하고 있다”며 “돈도 중요하지만 저희가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손님을 받아야 그분들께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봉계생고기는 송 대표와 아내 정경애(44) 씨 두 사람만의 힘으로 이어가고 있다. 종업원을 따로 두지 않고 고기 물량 확보부터 영업 준비, 서빙, 고기 굽기까지 두 사람이 도맡아 하는 것.


정 씨는 “돼지고기는 손님이 알아서 드시지만, 소고기는 손님이 구울 경우 태우기 십상이라 제가 옆에서 드시는 속도에 맞춰 다 구워드린다”면서 “하도 구웠더니 굽는 냄새만 맡아도 무슨 고긴지 알 정도”라며 웃었다.
이들은 신선하고 좋은 고기를 위해 발품 팔기를 마다치 않는다. 주로 김해 주촌 도살장과 부산 구포시장에서 고기를 공수하고 있다.

신선한 고기라도 ‘숙성’ 시간을 거쳐야 손님상에 올라갈 ‘생고기’가 된다. 숙성 없이는 고기의 부드럽고 고소함을 즐길 수 없다는 것. 특히 소고기의 경우, 바로 도축한 고기는 막과 힘줄이 억세 좋은 식감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기본 3일, 등심의 경우 최대 6일까지 저장 숙성해 고기의 참맛을 끌어 올린다.

숙성된 고기는 송 대표의 손을 거쳐야 손님상에 오를 수 있다. 기계가 아닌, 송 대표가 직접 썰고 칼집을 내는 것. 칼집을 내 부드러운 육질은 물론 짧은 시간에 구워도 속까지 열기가 스며들면서 육즙을 가득 품어 그야말로 ‘환상의 맛’을 낸다.

정 씨는 “매일 좋은 고기가 달라서 우리 집 단골은 어떤 고기를 달라고 요청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추천한 고기를 드신다”며 “저희 추천으로 고기를 드시고는 ‘고기가 안 좋다’, ‘맛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날 상에 오른 고기는 갈빗살과 치마살. 갈빗살은 막이 많고 근육이 다소 거칠지만, 지방이 많아 맛이 좋다. 특히 육즙과 골즙이 어우러져 소 특유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치마살은 지방과 살코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풍미가 좋다. 이밖에도 안창, 꽃살, 낙엽살, 등심 등 소 특수부위를 신선하고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고기로 느끼해진 입을 달래려 찬을 살펴보는데, 고기와 찰떡궁합으로 알려진 파무침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 상큼한 배추 겉절이가 자리하고 있다.


정 씨는 “우리 집에서는 파무침 대신 배추 겉절이를 제공한다”며 “파보다 배추가 고기와의 궁합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소고기를 다루는 대신 돼지고기는 딱 삼겹살만 취급한다. 가짓수를 많이 늘리기보다 자신 있는 것에만 집중해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게 이곳의 운영방침.


송 대표는 “많은 것을 다루는 것보다 정말 좋은 것, 정말 맛있는 것만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래서 고기도 적은 종류를 준비하고 생고기만 올리고 있으며 식사도 된장찌개에 밥, 딱 하나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 정 씨의 손맛이 담긴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 고기로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데 딱 좋다.


송 씨 부부는 “문을 연 이후 8년 동안 고기 가격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며 “저희 가게를 믿음으로 찾아주는 고객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고기와 서비스로 고객에게 사랑받는, 또 그 사랑을 돌려주는 봉계생고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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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경남 양산시 서일동2길 7
연락처: 386-6535
운영시간: 오후 5시 ~ 10시 (셋째 주 일요일 휴무)
가격: 치마살ㆍ안창살ㆍ갈빗살ㆍ꽃살ㆍ낙엽살ㆍ등심(120g 2만2천원), 삼겹살(120g 7천원), 육회(대 5만원, 중 3만원), 된장찌개+밥(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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