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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수행으로 쓴 글, 전국 명필 되다..
문화

수행으로 쓴 글, 전국 명필 되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11/03 10:29 수정 2015.11.03 10:23
보각사 회주 장진 스님 ‘대한서화예술대전’ 대상

“수행으로, 취미로 시작한 글이 인정받아 기뻐”



37년 세월이 담긴 글이 세간의 인정을 받았다. 물금읍에 있는 보각사 회주인 향목 장진 스님(60)이 ‘제18회 대한서화예술대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 해당하는 ‘대상’의 영예를 안은 것.

(사)대한서화예술협회(회장 배효)가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 장진 스님은 진묵 대사의 ‘게송(偈頌)’을 써 대상을 받았다.
↑↑ 장진 스님의 작품 ‘게송(偈頌)’

‘하늘을 이불로 땅을 자리삼고, 산을 베개로 삼고 달을 촛불로 구름을 병풍으로, 바다를 술통 삼아 크게 취해 흔연히 일어나 춤을 추니 행여 긴 옷소매가 곤륜산에 걸릴까 염려 되는구나’라는 의미의 글은 평소에도 스님이 즐겨 쓰는 글귀다.

호탕한 도의 경지를 보여주는 ‘게송’의 참 의미를 전하기 위해 스님은 1천번이 넘도록 같은 글을 쓰고 또 썼다. 물론 제출하는 순간까지도 스님은 자신의 작품이 온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웃었다.

장진 스님은 “천 번을 써도, 만 번을 써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자신의 글인데, 이럴 때 들려온 대상 소식은 저를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출가 후 23세부터 수행의 하나로 붓글씨를 시작했지만, 37년이 지난 지금 스님에게 붓글씨는 생활이 됐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연스레 좋은 글 한 구절을 쓰고 기도를 올리는 것, 그 일이 스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것이다.

숱한 글을 쓰면서도 대회는 몇 번 나가지 않았다. 별로 자랑할 것이 못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스님의 생각과는 달리, 그의 글은 이번 대한서화예술대전에서도, 지난해 관설당서예대전에서도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주위 사람들 격려로 내보게 된 글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장진 스님은 “누구나 꾸준히 진심을 담아 글에 몰두하면 훌륭한 글을 쓸 수 있고 마음 수양에도 서도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많은 사람이 서도를 취미로 삼아 정신을 가다듬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한서화예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장진 스님의 작품은 오는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부산문화회관 대ㆍ중 전시실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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