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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유화로 하나 되는 우리 사이”..
문화

“유화로 하나 되는 우리 사이”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11/24 09:53 수정 2015.11.24 09:47
순수 아마추어 유화 동아리 ‘예그리나’

나이ㆍ실력 불문, 그림 좋아하는 사람들

21일부터 24일까지 제3회 회원전 진행




지난 21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전시실이 시끌시끌했다. 전시실 안은 화려한 색감의 유화로 가득했다. 그림을 보러, 그림 그린 사람을 만나러 온 이들은 저마다 들뜬 얼굴로 작품 앞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유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또 유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 이들, 미술동호회 ‘예그리나’(회장 최복춘)의 세 번째 전시가 열린 날의 풍경이다.

최복춘 회장은 “자기 작품을 처음으로 전시하는 회원이 많아 다들 준비하면서도 설레고 기쁜 나날을 보냈다”며 “전시회에 많은 분이 와주셨고 또 호응해줘 지난 1년 캔버스 앞에서 보낸 시간이 뿌듯함으로 다가온다”고 전시 소감을 말했다.


회원 모두 프로 같은 실력 갖춰
유화 좋아하면 누구나 가입 가능


예그리나는 지난 2012년 회원 16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전 양산미술협회 지부장이자 지역 미술작가인 최대기 씨의 유화반 제자들로, 3년째인 현재는 25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나이와 실력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 ‘예그리나’라는 게 최 회장의 설명.

기름이 주원료인 유화는 실력자가 아니면 색상표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이들 작품을 보면 강렬한 색채와 함께 정물, 풍경, 인물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소화해내고 있다. 동호회 구성은 3년 차지만, 회원 대부분 5년 이상 유화 경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실력은 이제 프로로 불려도 될 만큼 뛰어나다. 거기다 유화는 물감을 덧칠하는 붓 터치 하나하나에 작가의 고뇌가 투영되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 회장은 “유화의 매력은 덧칠에 있다”며 “수채화의 맑음과는 다르게 칠할수록 거칠고 섬세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보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자랑했다.

예그리나를 지도하고 있는 최대기 작가는 “그림을 그려 전시하는 것은 예전엔 전공자만 할 수 있던 분야였는데, 지금은 일반인 문화향유 욕구가 높아지며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전시회를 통한 발표도 많아지고 있다”며 “양산은 미술 전공자나 동호인 숫자가 인구에 비해 적고 시설 역시 열악한데 미술 전공자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들이 모인 예그리나의 활동은 양산에 꼭 필요한 것이며 이들의 실력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그리나의 목표는 다른 것이 아니다. 계속 유화를 사랑하고 회원 간 가족처럼 하나 돼 그림을 그리는 것. 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쭉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게 꿈이다.

최 회장은 “예그리나 활동을 통해 작가가 된다거나 하는 그런 거창한 꿈을 꾸지는 않는다”며 “취미로, 삶의 활력소로 유화를 시작했고 앞으로 유화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게 회원들 마음이며 유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예그리나”라고 웃었다.

이어 그는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인을 위한 양산시 지원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면서 “전문 예술인에게 지원을 많이 하면 그 예술을 누리고 함께 즐기는 동호인 또한 많아져 진짜 문화도시 양산이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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