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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헌 양말이 멋들어진 인형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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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양말이 멋들어진 인형으로 변신!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12/01 10:20 수정 2015.12.01 10:14
양말인형 만드는 주부 진순연 씨

공예 통해 자신의 재능 꽃피워

공방 꾸려 많은 사람 만나는 게 꿈




구멍이 나거나 뒤꿈치가 떨어진 양말,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짝을 잃어버려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양말 한 짝 등 더 이상 신을 수 없게 된 양말이 향하는 곳은 대개 쓰레기통. 하지만 이들을 깜찍하고 예쁘게 다시 태어나게 하는 마법이 있다. 바로 ‘양말인형 만들기’. 인형 모양을 만들고, 바느질을 해 본적이 없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솜씨 없는 사람도 쉽고 예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양말인형’이기 때문이다.


중부동에서 양말인형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진순연(35) 씨도 호기심에 양말인형을 시작했다. 지금은 다른 이들에게 양말공예를 가르치고 있지만, 시작은 내 아이를 위해서였다.

“아이 태교로 다양한 공예를 시작했어요. 그 중에 바느질이 아이 발달에 좋다길래 양말인형을 만들게 됐죠. 재료도 일상에서 구하기 쉽고 하루 3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작품 하나가 완성되거든요. 평범한 양말이 근사한 인형이 되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요”

집이 곧 작업실이라는 진 씨의 말처럼 방 한쪽에 그동안 그가 만든 작품이 놓여 있다. 스파이더맨, 미니언즈 등 인기 캐릭터부터 강아지, 고양이, 사자 등 동물 인형까지 30여개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바느질로 하는 작업이라 손재주가 필요할 거 같지만 진 씨는 사실 그렇지도 않다며 웃었다. 누구나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쉽게 배우고 따라할 수 있는 공예라는 것.

“‘바느질’하면 꼼꼼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 그렇지도 않아요. 제 성격도 그렇게 꼼꼼하지 못 한걸요? 기본적인 바느질만 할 수 있으면 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퀼트나 다른 공예처럼 바느질 표시가 눈에 크게 띄지 않아서 부담이 없거든요”


간단한 바느질로 쉽게 만들 수 있어


진 씨에게 양말인형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다 바느질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홈질(옷감 두 장을 포개어 바늘땀을 위 아래로 드문드문 끼우는 바느질), 온바느질(바늘을 앞 땀의 제자리에 꽂고 박아 한 땀씩 잇대는 바느질), 공그르기(맞댄 헝겊의 시접에 바늘을 양쪽에서 번갈아 넣어 실땀이 시접 겉으로 안 나오게 하는 방식) 등 주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기술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요즘은 초등학생도 양말인형을 만들 정도로 쉽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낳고나서 일하기가 어려워지니까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배운 거였어요. 방과후 교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공예 분야 자격증을 많이 땄거든요. 양말인형공예 자격증도 두 개나 있고요. 펠트, 퀼트, 양말, 뜨개인형 등 안 배워본 게 없어요. 배우다보니 욕심도 생겼고요”

사실 진 씨는 양산에 올해 초 둥지를 튼 새내기다. 다행히 같은 동네에 친언니가 살고 있어 의지할 곳은 있지만, 그래도 마음 터놓고 함께 어울릴 친구가 없어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자신의 특기인 양말인형 만들기를 써먹었다. 양산 주부들이 모인 카페 ‘너님 나님의 즐거운 양산맘’(cafe.naver.com/yangsanmoms)에 가입해 홈스쿨링을 하기 시작한 것.

“양산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카페에서 활동했어요. 사람을 만나야 이곳에 대한 애정도 생길 테니까요. 그래서 카페에 작품을 올리고 배울 사람을 모집했어요. 같이 바느질하면서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도 하고 정보도 얻고 내가 가진 능력도 나누고 일석삼조, 그 이상이죠”



양말인형 통해 이웃과도 소통


진 씨는 아기자기한 양말공예 특성 상 젊은 주부와 예비 엄마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주로 손 근육을 쓰고 집중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임산부 태교나 산후조리 기간에 시간 보내기용으로도 좋은 탓에 인기 있다는 것.

“저도 똑같은 이유로 양말인형을 시작했기 때문에 공감대가 잘 형성되죠. 그래서 저도 재미있고요. 무엇보다 제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 수 있는 일이다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겨요. 또 다른 공예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요”

진 씨는 공예의 참맛(?)을 알아버려서 가르치기보다 배우기 바쁘다며 웃었다. 앞으로 더 다양한 공예를 익혀 자신만의 공방을 꾸려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엄마가 어떻게 아이 돌보고 직장 다니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까지 다 하겠어요.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 하면서 사는 지금이 행복하죠. 나중에 공방이 생기면 예쁘게 작품을 전시할 거에요. 그때 꼭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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