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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동수의 밝은 모습이 가족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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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의 밝은 모습이 가족의 희망”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입력 2015/12/15 10:09 수정 2015.12.15 10:03
■ 뇌병변 2급 장애 아이 돌보는 김종철ㆍ김경옥 부부




동수는 결혼 2년 만에 김종철(44)ㆍ김경옥(47, 북부동) 씨 부부에게 찾아온 귀한 아들이었다. 동수(8)가 생후 6개월이 지났을 때쯤, 뒤집기를 하지 않는 아이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아니겠지’하며 검사를 받은 결과 뇌병변(뇌의 병변으로 발생한 신체적 장애) 1급. 아이는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고 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장애 증세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놀라고 가슴 아플 새도 없이 동수를 위해 부부는 일을 해야만 했다. 치료가 늦어지면 몸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 재활치료도 꾸준히 했다. 하지만 넉넉한 형편이 아닌 터라, 아이 병원비를 한 사람 벌이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부부는 아이를 다른 이에게 맡긴 채 맞벌이를 해야만 했다.

“장애인 활동 보조 도우미 선생님이 있어 그나마 맞벌이라도 하죠. 둘이 벌어도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아이 병원비를 생각하면 일을 안 할 수가 없으니까요. 힘들기도 한데 그렇게 생각해서 좋을 게 뭐 있겠습니까. 빚 안 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죠”


장애에도 밝게 자라준 아들이 고마울 뿐


힘든 상황에도 이들이 웃으며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 있는 것도 아들 동수 덕이다. 또래 아이들처럼 뛰어놀지는 못하지만 활발한 성격으로 친구들과도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집에서도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일로 지친 엄마 아빠에게 때로는 서툰 말투로 애교를 부리며 웃음을 선물하기도 한다.

아빠 김종철 씨는 “남자아인데도 애교가 많은 편이라 항상 먼저 다가와 애교를 부려요. 그럴 때면 뿌듯­­하고 정말 예쁘죠”라며 동수를 자랑했다.

엄마 김경옥 씨는 애교 부리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8살 아이지만,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말로 놀라게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태어날 때부터 자기가 아팠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8살 답지 않게 너무 어른스러울 때가 있어요. 갑자기 저를 보며 ‘내가 아파서 엄마 아빠 힘들게 해서 미안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때 감정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래도 부부를 힘 나게 하는 건 점차 좋아지고 있는 건강 상태. 동수는 최근 병원으로부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며 뇌병변 2급 판정을 받았다. 아직 몇 차례 수술을 진행해야 하지만, 가족에겐 희망이 생겼다. 활발한 성격으로 동수가 주변 사람들에게 귀염을 받는 것도 부부를 웃게 만든다.

“양산초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 편견 없이 아이를 잘 대해줘요. 또 동수가 중앙비전지역아동센터에도 다니는데, 거기서도 동수를 예뻐해 주시고 잘 돌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최근에는 중앙비전지역아동센터 이정순 센터장 추천으로 김 씨 가족은 바르게살기운동 양산시협의회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가정상 모범가정상’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저희는 그냥 밥 한 끼 먹고 가라고 해서 간 건데 상을 주시더라고요. 정말 몰랐어요. 이정순 센터장님이 동수가 밝고 씩씩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후보자로 추천해주신 거라고 하는데…. 많은 분이 저희에게 박수를 쳐주시고 응원해주시니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장애아동을 키우고 있지만 부부가 나라나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 것은 크지 않다.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소득에 포함돼 버려 차상위 계층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원 부족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주어진 대로 살면서 주어진 것에 불평불만하지 않으며 살아야 더 웃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에서 받는 건 10ℓ짜리 쓰레기봉투가 다인데, 그거라도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거 아니겠어요. 저희보다 힘든 사람도 있을 테고…. 그냥 지금처럼만 아이도 밝게, 저희도 밝게 살아가는 게 꿈이에요”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며 가장 소중한 지금의 행복을 이어가려는 것. 김 씨 가족이 꿈꾸는 미래가 앞으로도 계속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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